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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16주 만에 돌아옴 #3 생활 그리고 파노라마

by LePetitPrinceHong 2026. 6. 22.

 3월 1일부터 6월 19일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먼저 대학 생활을 마친 뒤 (졸업 유예로 남겼다), 거처를 옮겼다. 학교 근처에서 2025년 1년 동안 자취를 하다가 이사를 했다. 그 타이밍에 본가도 이사를 했다. 약 20년 넘게 살던 아파트를 떠나게 돼 섭섭하기도 했다. 동생은 본가가 너무 오래됐다는 이유로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나는 원래 집이 꽤나 좋았다. 나의 유년기,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재수, 코로나, 군복무시절, 대학 시절까지 함께 했던 집이라는 '추억'이 남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나고 보니 언제 그 시간들이 지나갔는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댁이 바로 옆이었어서 자주 놀러 다녔었고 어렸을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컸다. 원래 이사 생각이 거의 없었었는데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이사가 진행되었다. 다행히(?) 본가 바로 근처 아파트로 이동을 했기에 슬픈 헤어짐은 아니었다. 살면서 본가 이사를 총 두 번 했는데 하나는 너무 어렸을 때라 기억이 아예 없고 이번 이사가 기억할 수 있는 첫 이사였다. 

 어렸을 때는 이사를 다니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뭔가 새로운 집을 탐험하는 느낌이랄까. 점점 나이가 들면서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이번 이사를 온 집이 그전 살던 집보다 월등히 좋지만 이전 집엔 추억이 남겨져 있어 그런지 정이 많이 든 집이었다. 집을 떠나기 전 영상으로 텅텅 빈 우리 집을 영상으로 남겼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마웠다!!! 서울에서나 본가에서나 새로운 집에서 앞으로의 삶을 잘 살아가보려 한다. 

 3~5월 동안 취준도 하며 지냈다. 중간중간 놀거나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거나 주식 투자 공부 그리고 여행도 다녀왔다.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렀다. 

 그동안 티스토리 글을 올리지 못했다. 여러 핑계가 생겼고 글 쓰기를 미루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적응한 다음 쓰자, 원서 쓰고 쓰자, 면접 끝나고 쓰자, 주식 탈출하고 쓰자, 본가 이사하고 쓰자, 멘탈 회복되면 쓰자 등등.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작년 하반기 약 9월부터 올해 5월 말까지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순식간에 지나갔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좀 유의미한 활동을 해왔던 것 같은데 이후 약 10개월 동안 번아웃 비슷한게 왔던 것 같기도 하다. (이전 글에서도 썼었던 것 같지만) 약간 멘탈도 좋지 않았고 우울함을 느꼈던 날들도 있던 것 같다. 학교를 떠나 진짜 '야생'으로 나와 살며 느낀 현실에 대한 냉혹함 때문인지 이제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지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었다. 역시 대학생의 신분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곳에서 한 발짝 벗어난 세계는 차원이 달랐다. 

 창업을 늘 꿈꿔왔지만 손에 잡히는 게 없었다. 역사상 이번만큼 창업하기 좋은 시대가 없었다는 유명 사업가들의 말을 들으며 이것저것 해 보려 했지만 혼자서의 힘으로는 무언가를 해낼 자신도 목표도 없었다. 물론 지금은 다시 돌아왔다! 삼성전자 결과까지 수많은 고민들을 했었고 미래 걱정도 했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나이와 돈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해 봤다. 나는 본래 나이를 잊고 살아왔다. 그 이유로는 나이에 집착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외에 사는 친구들 혹은 사람들의 문화를 통해 경험한 사실은, 우리나라는 나이에 집착하는 나라라는 것이었다. 몇 살 때는 대학에 가야 하고 취업을 해야 하고 결혼을 해야하고 등등. 본인의 삶을 살지 않고 사회적 시선과 틀에 자기를 끼워 맞추고 그 틀에서 약간이라도 벗어나면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나이를 잊고 살면 좋은 점은 하루하루가 새롭다는 것이다. 나이에 대한 부담을 벗어던지면 새로운 것들을 흡수할 수 있으며 도전을 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의 1년이 급할 수는 있지만 50살 때 바라본 20대의 1년은 그리 조급하게 살지 않았어도 됐을 시간일 수도 있다. 

 내가 존경하는 철학가(사업가이자 투자자이지만)인 나발 라비칸트는 10년 혹은 20년 넘게 일을 할 분야를 선택하는데 단 1년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건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얘기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청년들은 '강요' 받는다. 정작 본인이 어떤 일을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지 고민을 해 보지도 못한 채 뒤늦어지면 뒤처진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흡수되어 있다.

 20년 동안 머물 직장 혹은 분야에 대한 고민을 약 1년도 하지 않은 채 그냥저냥 선택한다는 것은 너무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다. 금융치료가 되는 기업 예를 들어 현재 기준 sk하이닉스면 모를까, 평균적으로 버는 직종에서 그냥저냥 직장을 다닌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회사를 하루하루 나가는 것이 싫어지고 주인으로서의 삶이 아닌 노예로서의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 

 모두가 잘 살지 못했던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를 넘어 현시대는 살기 좋아진 시대임은 분명하다. 살기가 정말 힘드신 분도 있지만 기준과 욕심을 줄이고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삶'을 살고 주변의 시선이 아닌 자신에게만 집중한다면 살기 행복한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약 4개월 동안 나도 이런 생각을 잘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나이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고 나이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20, 21, 22, 23, 24, 25, 26, 27 살 때 뭐 했지? 하면서 그동안의 삶을 성찰했고 나름 괜찮지 않았나 스스로 합리화해보기도 했다. 솔직하게 26년 2월까지의 삶에선 거의 후회가 없었다.(약간 후회한 부분은 이후 말해보겠다.) 그러나 26년 3,4,5,6 방황 아닌 방황을 하며 보낸 시간들이 약간 아까웠다.

 그러나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이런 시간들도 다 의미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방황의 시기를 통해 멘탈도 강화되고 더 성장하고 바른 가치관을 만들어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방황 기간 동안 취준 준비를 하고 있다 합리화하기도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일을 더 열심히 성실하게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약간 있었다.

 가족들의 기대를 맞춰주고 싶다는 나의 욕심, 얼른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나를 점점 힘들게 만들었다. 나의 정체성을 점점 파괴하기 시작했고 내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며 그들에게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들이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또한 삶이 점점 팍팍해지니 일확천금 혹은 큰 부를 쌓고 내 맘대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세상은 나를 단기간에 부자로 만들어주지 않았다. 그 생각들 간의 괴리가 나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이제는 이것에서 벗어났다. 가족들의 걱정과 기대도 있겠지만 먼저 내 삶을 후회 없게 바르게 살다 보면 나도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다시 믿기 시작했다. 아무 기업이나 다 지원하여 취업이나 인턴을 통해 돈을 벌어야 하나? 생각하던 시점에 내가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친구와 오랜만에 통화를 했는데 그것 덕분에 멘탈을 회복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내 가치관과 생각 목표를 알고 있던 그 친구는 내가 취준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물론 취준 까지는 아니지만 ㅋㅋ) '그냥저냥 돈 많이 주는 직장에 들어가 일을 수단으로 생각하고 돈을 벌고 삶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나'하는 말을 그 친구에게 했다. 그러나 그 친구는 자기는 그렇게 삶을 보내고 싶지 않고 커리어와 능력을 쌓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꾸준하게 밀고 나가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 나는 누가 내 머리를 뒤통수로 때린 것처럼 멍해졌다. 그 친구와 통화를 끊고 마음이 너무 슬퍼져 눈물이 또륵 흘렀다. 약 이틀간 너무나도 슬펐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그 친구가 한 말을 2년 전 내가 그 친구에게 정확하게 똑같이 해줬기 때문이었다. 그 친구는 방황을 하며 그냥 평범하게 돈을 벌고 싶어 할 때 나는 그때만 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었던 게 명확했다. 그런 친구에게 나는 똑같이 그렇게 삶을 보내고 싶지 않고 커리어와 능력을 쌓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하게 밀고 나가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 친구와 자주 전화를 했었는데 그럴 때마다 그 친구는 나를 되게 멋있게 얘기해 주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최근, 그 친구와 나의 생각이 뒤 바뀌어있었던 것이었다. 

 나름 낭만을 꿈꾸며 살고 있었는데 그 낭만이 어느 순간 현실과 타협을 하고 변해갔다는 것을 느꼈다. 누구보다 낭만 있고 마이웨이로 걸어가는 강인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내가 졸업 후 현실과 타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실과 타협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속엔 아직까지 열정과 별빛이 남아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그 불이 꺼지고 별빛이 사라질 뻔 한 시점 그 친구가 나를 구해줬다. 이제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 나는 나만의 길을 우직하게 걸어갈 것이다.

 두번째로 돈 이야기다. 이는 삶을 성찰하면 처음으로 후회했던 부분인데 사실 결과론이긴 하다. 내가 투자에 관심이 없었고 아예 몰랐더라면 아쉬워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투자에 늘 관심을 가져왔고 특정 종목에도 관심이 있었기에 이에 대해 처음으로 후회를 했다. (결과론이기에 후회는 의미 없지만) 그냥 투자를 과감하게 해서 조금이라도 여윳돈을 만들었다면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2024년에라도 전재산을 투자했다면 더 여유가 있어졌을 텐데 하는.

 이전 글에서 말했던 것처럼 운이 좋게 주식 고점에서 빠져온 내가 경험한 하락장은 나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어 다시 들어갈 수 없게 만들었다. 지금 가진 돈이 정말 얼마 되진 않았기에 더욱더 투자를 했어야 했다. 나이가 많거나 돈이 많은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는 큰 리스크다. 그러나 지금 가진 돈이 사라져도 나의 삶은 무너지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리스크 있게 투자를 할 만했었다. 그러나 그 당시 그 돈이 나에게 엄청 크고 중요하게 보였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잃기가 싫었기에 거의 적금 수준의 이자율만 계속해서 받고 있었다. 

 만약 3천만 원을 넣어 10배가 되었으면 3억인데 3억을 갖고 있었다면 엄청 여유로웠을 것 같았다. 작년 9월에라도 다시 시작했다면 말이다... 비관론자는 아니었지만 그냥 투자시장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특히 국내 주식은 더더욱 말이다.

  앞으로는 나이와 돈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나만의 길을 열심히 살아가려 한다. 더더욱 성실히 말이다. 조급해하지 말고 비교하지 말고 치열하게 말이다. 나만의 길을 걸어갈 것이고 어떠한 길이든 내가 걸어간 길이 내가 갈 수밖에 없던 길일 것이다. 당시의 선택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후회 없이 사는 법은 간단하다. 선택과 집중을 잘하고 그 당시 최선의 선택을 한 뒤 이후에도 과거를 회상할 때 그땐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후회는 모두 결과론적인 얘기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기 전엔 무슨 맛인지 전혀 모른다. 돈을 지불하고 그 음식을 먹은 뒤 '아 맛없네 먹지 말걸...'은 아무 의미가 없다. 당시에는 그 돈을 내고 먹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었으며 만약 먹지 않았다면 그것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을 것이다. 맛있었다면 후회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가수 이찬혁

 이처럼 결과에 따른 판단은 아무 의미가 없기에 우리는 하루하루 열심히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살아가면 된다. 이것이 전부고 나머지는 의미가 없다. 물론 길게 장기적인 목표는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설령 그 목표가 달성이 되지 않더라도 우리의 삶은 최선의 길을 갈 수 있게 살아가야 함은 분명하다. 내가 지금까지 상정해 둔 사람은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 기준이다. 핸드폰만 보며 온라인에서 살거나 놀고먹으려는 심보를 갖고 있는 사람은 논외다.

 앞으로는 티스토리도 1주일에 1번은 꼭 써보려고 할 것이다. 방황과 멘탈 이슈 이후로 모든 게 회복 됐고 다시 성실하고 의미 있게 하루하루를 보내려고 한다. 글을 쓰면 나의 생각도 정리되고 차분함을 늘 느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내일은 또다시 서울로 올라가게 된다.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며 다시 시작해 보겠다. 끝으로 내가 최근에 푹 빠진 노래를 추천하며 글을 마친다.

https://www.youtube.com/watch?v=B7vkJTrnL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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