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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100% 실망하지 않는 법

by LePetitPrinceHong 2024. 9. 29.

 오늘 주제는 진지하면서 답이 없는 주제다. 100% '실망하지 않는 법'. 우리는 살면서 수도 없이 실망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단 한 번도 실망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우선 실망하지 않는 법을 알아보기 전에 실망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고자 한다. '실망'이란 '희망이나 명망을 잃음. 또는 바라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아니하여 마음이 몹시 상함.'을 뜻한다. 

 나는 여기서 '바라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아니한다'라는 표현에 집중해보려고 한다. 실망을 언제 하냐? '바라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결국 이 말을 반대로 해석해 보면, 실망을 하지 않기 위해선 바라지 않거나 뜻대로 된다는 생각을 버리면 된다는 것이다. 너무 간단하지 않은가? 그러나 이게 쉬운 일인지는 의문이다. 

 우선 우리는 무언가를 할 때 바라고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공부를 하는 이유도 나중에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더 나아가 좋은 배우자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검사가 되고 싶은 이유도 의사가 되고 싶은 이유도 공인회계사가 되고 싶은 이유도 그 목적 자체를 달성하는 것에 목표를 둘 수도 있지만 검사, 의사, 공인회계사가 되면 뒤따라 오는 명예 혹은 사회적 이점들을 위해 그 일을 준비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오늘 글은 이런 것들에 대해 비판하는 글이 아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할 때 어떤 것을 바라지 않고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집안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청소를 하는 이유는 방이 깨끗해지고 그로부터 오는 청결함을 원해 청소를 하는 것이다. 청소라는 것을 하기 위해 청소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옷을 입는 이유도 옷을 입기 위해 옷을 입는 것이 아니다. 패션, 외부로부터 피부의 보호 등등의 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 먹는 것도 먹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고 잠자는 것도 잠자기 위해 잠을 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처럼 대부분의 일들을 할 때 무언가를 바랄 수밖에 없다.(이 글에서 생각지 못한 일들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뜻대로'라는 표현 또한 바라는 것과 유사하다. 사람이 짜증을 내는 이유도 본인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주로 그런다. 무언가 일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거나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행동하면 우리는 화를 내거나 실망한다.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의 뜻대로 혹은 내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화가 나거나 실망을 하게 된다. 부부사이에서도. 배우자가 어떤 행동을 할 때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배우자가 내가 '원하는 대로' 혹은 '뜻한 대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 본인이 원하는 대로 행동한다면 싸움이 발생할 이유도 없다.

 위 이야기를 천천히 읽어본 사람은 실망하지 않는 법에 대해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 바라지 않거나, 본인이 뜻하는 대로 일이 진행되길 '기대'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실망할 이유도 화를 낼 이유도 없다. 하지만 여기엔 더 큰 문제가 숨어있다.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악플보다 무관심이 무섭다는 말처럼,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일들의 목적과 그 사이의 관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어떤 것에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애정과 노력을 쏟아붓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대는 인간을 발전시키는 주된 동력이다. 우리는 기대라는 것을 하기 때문에 모든 일에 개선이 일어나고 그것을 위해 노력이라는 것을 한다. 기대가 없다면 모두가 그냥 일어나는 일만 앉아서 지켜볼 것이다. 

 예를 들어, 보너스 급여나 상금 같은 것을 받을 기대가 없다면 혹은 연차가 쌓이면서 월급인상이 없다면 우리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일을 할 확률이 크다. 하지만 미래에 있을 보상에 대한 기대가 있기에 우리는 가끔은 (남들보다) 일을 열심히 해서 좋은 실적을 내고 싶어 한다. 그 결과, 지금의 세상이 만들어진 것이며 이렇게 발전을 해 온 것이다. 기대가 없었으면 인류는 이미 멸종되고 없었을 것이다. 

 결국 실망하지 않기 위해선, 바라지 않거나 어떤 일이 본인이 뜻하는 대로 발생하길 기대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이와 비례해서 기대도 사라지기에 일을 열심히 혹은 공을 들여할 필요가 사라진다. 실망하지 않는 법이라는 제목을 달았지만 100% 실망하지 않을 '방법은 없다'. 당연 일이 잘되면 실망을 안 하겠지만 이 글에서 말하는 것은 100% 실망하지 않는 법이다.

 하지만 그나마 괜찮은 방법이 있어 소개해보고자 한다. 바로,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즉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것이다. 모든 일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지켜보는 것이다. 마치 자연이 아무 목적 없이 지금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고 보는 입장과 유사하다. 계곡에 흐르는 물은 먼저 가려하거나 뒤로 가려는 성질이 없다. 즉, 자연 그 상태로 흘러가는 것이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러한 속성을 적용하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무엇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본인 뜻대로 흘러가도록 노력하는 것도 아니다. 위에서 말한 기대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어떤 결과에 대해선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뜻' 또한 유사하게 해석될 수 있다. 그저 모든 일이 하나님(자연=신)이 이끌어주시는 길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게 좋은 일이든 좋지 않은 일이든 말이다. 기독교 말고 다른 종교에서도 이와 같은 사상은 이전부터 많이 있었다. 불교에서의 집착을 없애는 것, 도교에서의 물아일체 등등 말이다. 

 오늘 주제는 좀 답이 없는 주제를 쓴 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이런 글을 쓴 이유는 나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해주고 싶은 말이기 때문에 작성하게 됐다. 나도 가끔은 실망하고 마음이 슬프거나 화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를 다스리기 위해선 '자연'스러움을 믿어야 한다. 그것이 보다 여유 있는 나를 만들어주고 조금 더 성숙한 사람으로 이끌어 주지 않을까 싶어서다. 혹시 이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꼭 도움이 되길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다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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