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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여행

인생 최고의 여행 "20박 22일 유럽 여행" 일대기 (12) 여행 총평

by Quantum_H 2024. 8. 16.

총 이동경로

총평을 잘 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험한 것과 느낀 것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문득문득 생각이 들거나 또 새로운 생각이 드는 것들이 참 많다. 흠...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총평 글에 수정을 할 예정이다. 

 이번 여행으로 나의 시야가 정말 많이 확장되었던 것 같다. 서구권 여행은 인생 처음이었는데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어 너무나도 행복했다. 부모님도 해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신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운 점과 느낀 점은 다음 글에 총 정리하여 써 볼 예정이다. 오늘 글은 여행에 대한 전반적인 총평이다. 

 약 3주간 20박 22일의 여행이 끝났다. 설레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고 부담이 됐던 여행이었지만 우리 가족에게 최고의 추억을 선사해 준 여행이었다.

 먼저, 이 여행을 같이 준비하고 대부분을 이끌어줬던 동생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또한 우리의 계획과 일정을 위해 여행 가기 몇 달 전부터 체력 증진 운동을 하시면서까지 관리를 해 주신 부모님께도 감사함을 전해드린다. 여행에 있어서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것이 금전적인 부분인데 그 부분을 많이 부담해 주신 부모님께 또 한 번 감사함을 전해드린다.

 할아버지, 할머니께도 감사함을 전해드린다. 마음 같아서는 양가 조부모님 모두 모시고 가고 싶었지만 이젠 체력도 건강도 해외를 가시기엔 외할아버지 말고는 다들 힘드신 상태다. 엄마, 아빠 심지어 동생과 나 마저도 꽤 힘들었던 여행이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는 그 배 이상으로 힘드셨을 것이다. 물론 패키지를 이용하면 가능했을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유럽 여행이 패키지를 가더라도 걷는 코스가 많아 어르신들이 가시기엔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지원까지 해주시며 우리의 여행을 응원해 주신 것에 감사함을 전해드린다. 

 여행 마지막 날 걸음 수를 세어보니 약 30만 걸음이었다. 정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30x,xxx걸음이었다. 1주일에 10만 걸음, 하루 평균 15000보를 걸었다. 키로 수로 따져보면 약 200킬로 정도다. 3주 동안 또 이렇게 걸을 날이 올까 싶다. 이런 쉽지 않은 일정을 같이 함께 해 준 가족에게 재차 감사함을 전한다.

 자유여행을 한 보람이 넘친 여행이었다. 부모님이 예상하셨던 경비보다 약 20% 덜 나왔고 심지어 현재 유럽 물가가 올림픽으로 인해 급등한 상황에서 이런 여행을 다녀왔다는 것은 너무나도 보람찬 일이었다. 정말 쉽지 않은 계획이자 여행이었는데 그래서 더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쉬우면 누구나 할 수 있기에.

 막상 여행 마지막 날엔 아쉽지 않을까 했었는데 아쉽지가 않았었다. 더 갔으면 살짝 힘들었을 것 같은 기분?. 정말 3주가 충분했다/ 아마, 모든 여행 일정이 100%에 가깝게 만족스러워서 그런 것 아닐까? 동생은 많이 아쉬워했다. 한국에서 다시 시작될 일상이 싫은 것 같아 보였다.

 여행을 하고 1주일이 지난 지금, 이제서야 시차 적응이 된 것 같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새벽에 잠이 오질 않았다. 한국에서의 새벽 3시는 유럽에서 오후 8시 정도다. 20일 넘게 오후 8시엔 깨어있었어서 우리의 몸은 유럽에 완벽 적응 상태였다.

 막상 나도 한국에 오니 아쉬웠다. 그 다음 날 눈을 떠서 오늘도 가족 다 같이 조식을 먹고 새로운 여행지로 탐험을 떠나야 했는데 이제는 불가능했다. 눈을 뜨면 그냥 집이다. 한국에서의 첫 날 밤은 괜찮았는데 두 번째 밤에 유럽이 너무나도 그리웠다. 조식도 그리웠고 아침에 가족들과 같이 떠나는 모습도 그리웠다.

 한국에 오자마자 새롭게 느낀 것은 날씨였다. 온도는 유럽과 비슷했는데 습도가 장난 아니었다.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진짜 숨이 턱 막혔다. 엄청난 습도를 머금고 있는 공기가 나의 폐 속에 들어가는 것을 목구멍이 안간힘을 쓰며 막고 있었다. 유럽은 습도가 높지 않아 덥긴 해도 뜨겁기만 하지 숨을 못 쉴 정도는 아니었다. 에어컨이 굳이 없어도 되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은 에어컨이 필수다. 미친 습도를 이겨내려면 선풍기로는 역부족이다. 그늘을 가도 마찬가지다. 신기할 정도로 유럽의 그늘은 너무나도 선선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그늘에 가도 그 그늘엔 숨 막히는 공기가 두둥실 남아있다. 

 우리 가족은 유럽 여행을 다니는 내내 소매치기를 한 번도 당하지 않았고 소매치기범 또한 단 한 차례도 보지 못했다. 그런 낌새를 보이는 사람까지도. 유럽 소매치기가 극성이라는 말이 잘 퍼지듯이 나의 이야기도 많이 퍼지길 소망한다^^ (유럽 욕 금지)

 성인이 된 이후로 가족 4명이서 이렇게 오랜기간 붙어있던 적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았다. 나는 재수도 하고 서울에서 자취도하고 군대까지 다녀오면서 가족들과 길게 있어봤자 1주가 최대였다. 그러나 이번 여행을 통해 정말 오랜만에 3주 동안 가족들과 붙어 지내게 됐다. 우리 가족은 워낙 사이가 좋은 편이라 전혀 어색함도 없었고 너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앞으로 3주 동안 하루 종일 붙어있을 수 있는 시간이 또 올까 싶다. 아빠는 직장에 엄마도 직장에 동생은 대학원에 나도 학교를 다니면 더더욱 힘들어질 테고 나와 동생이 취업을 하거나 가정이 생기면 더더욱 이런 시간이 올 확률이 줄어들 것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이번 여행이 나에게는 더욱 소중했다.

하지만 언젠가는(나중에는 미국?) 이런 기회가 또 찾아올 것이라 믿으며 여행 총평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