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미/여행

인생 최고의 여행 "20박 22일 유럽 여행" 일대기 (8) 바르셀로나

by LePetitPrinceHong 2024. 8. 16.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에서의 입국 수속은 정말 오래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직원들이 점심시간이라 대폭 축소돼 약 두 명의 직원이서 몇 백명의 여행객들의 입국 수속을 진행하고 있었다.

점심시간 칼 같이 보장해줘야지 암

우리는 곧장 aero 버스를 탄 뒤 숙소로 향했다. 바르셀로나의 날씨는 무척 더웠다. 스위스, 파리, 런던의 날씨는 선선하고 좋았는데 바르셀로나의 날씨는 이전 나라들과는 달랐다. 더웠지만 그래도 습하진 않았어서 숨 쉬는 것은 정말 편했다.

너무 맑다

숙소 체크인을 하고 약간의 정비시간을 갖은 뒤 우리는 바르셀로나의 대표 음식(?) 꿀대구를 먹으러 맛집 식당엘 찾아갔다. 점심도 아니고 저녁도 아닌 애매한 시간에 갔어서 그런지 평소 대기를 해야만 식당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던데 우리는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꿀대구와 샹그리아, 빠에야를 주문했는데 모든 음식이 정말 맛있었다. 낮부터 샹그리아를 들이켜서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부터 두통과 코막힘이 있었는데 더 가중되었다... 동생은 이때부터 더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ㅋㅋ.

진짜 맛있는 음식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듦
콜라가 젤 맛있음

점저를 먹고 젤라또를 하나씩 먹은 뒤 간단히 거리와 쇼핑 매장들을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동이 많은 날이었어서 쉼이 필요했다. 더욱이 다음 날은 일일 가이드 투어까지 예약해 일정이 힘들었어서 일찍 들어와 휴식을 취했다. 간단히 호텔에서 저녁밥을 먹었다.

납작복숭아 귿귿귿!!!

아침 일찍 조식을 먹고 카사 바트요 앞에서 가이드님을 만났다.

조식 맛집
이런 건물 나도 짓고 싶다

유럽여행을 계획하며 딱 2 종류의 투어를 예약하였는데 그중 하나였다.(나머지는 나중에 소개) 흔히 가우디 투어라고 불리는 투어다. 바르셀로나엔 건축가 가우디의 건물이 꽤 많이 있는데 그와 관련한 스토리와 소개를 해주는 투어였다. 무더운 날씨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투어에 참여했다. 우리는 관광버스를 타고 다녀 바르셀로나의 더위를 조금이나마 피할 수 있었다.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구엘 공원', '몬주익 전망대', '바르셀로네타 해변'을 들렸다.

이 건물도 굳
구엘공원에서 젤 좋았던 풍경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점심을 해결하였는데 가이드님이 추천해 주신 곳이라 음식이 다 괜찮았다.

오징어 튀김 무난
더 짰으면 더 맛있었을듯

나는 밀크티를 엄마 아빠 동생은 아아가 없어 콜드브루를 사 마신 뒤 해변을 살짝 둘러보고 다시 집합장소에 모였다. 나는 아빠에게 다음 날 해변에 와 수영을 하자고 했다. 동생은 이날이 제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숙소에서 쉬었어야 했다. 가우디 투어의 최종 목적지 '사그리아 파밀리아'에 도착했다. 정말 압도적이었다. 아직까지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는 건축물 중 하나가 이곳이다. 사그리아 파밀리아 또한 가우디와 연관된 건축물인데 정말 정말 대박이었다. 아직도 완공되지 못한 건물이며 2033년쯤에 완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말이 되는교?

전문적인 가이드 투어를 부모님께서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런 여행지 투어를 나도 그리 즐겨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동생은 더더욱 싫어했어서 가이드 투어를 하는 것에 동생은 흔쾌히 동의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나는 엄청난 강요와 집착으로 투어를 2개 정도 넣을 수가 있었다.(2개가 딱 적절했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정말 다르기 때문이었다. 마음 같아선 괜찮은 유명 관광지마다 가이드 해설 투어를 붙일까도 했는데 그건 효율적인 여행이 되지 못할 것 같았다. 동생의 컨디션 난조로, 투어가 끝나자마자 일찍 숙소로 복귀하였고 해외에서 처음으로 우버 잇츠를 통해 배달음식을 시켜 먹었다. 볶음 우동과 볶음밥을 시켰었는데 꽤 맛있었다.

초록색 뚜껑 병은 무엇일까? 정답: 엄마 할라피뇨

다음 날, 아빠와 나는 바르셀로네타 해변으로 향했다. 아침이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꽤 많았다. 해변의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고 바다색이 몇 주전 갔었던 강릉 속초와는 차원이 달랐다. 정말 파란색 그 자체였다. 해변엔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충격적이었던 건 몇몇 여자들은 위 옷도 입지 않은 채로 수영을 하거나 태닝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남자들은 나체로 돌아다녔는데 그것을 보고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 약 해변가 사람들의 30%가 우리나라에선 절대 있을 수 없는 모습으로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음 자유로운 비키니도 포함한다면 우리나라 해변가에선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약 80%에 육박했다) 너무 자유로워 보였다...

파란색 정말 파란파란파란색

어떻게 보면 인간의 몸이란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리 선정적이지도 않은 것이 '정상'이다. 우리나라나 아시아권에선 성이 터부시될 뿐만 아니라 서로 더 가리다 보니 오히려 더 부끄러워졌고 더 이상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그런 모습 또한 인간으로서의 한 모습인데 제한을 두니 이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닐까...

모래놀이

여하튼 해변 수영을 잘 즐긴 뒤 숙소에 복귀하였다. 점심으로 또 꿀대구를 먹으러 갔다! 두 번 먹어도 맛있었다.

이번엔 두개 시킴 ㅋㅋ
무슨 문어요리였는데 개인적으로 꿀대구 압승

그 전날엔 사그리다 파밀리아의 외관만 봤었는데 오늘은 미리 예약해 둔 내부 입장을 하는 날이었다. 표가 꽤 비싸다. 하지만 꼭 가봐야 한다. 그 누구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내부는 외부만큼이나 아름다웠다. 그곳에서 기념엽서도 몇 장 건진 뒤 카탈루냐 광장 쪽으로 이동했다.

아멘

쇼핑거리에서 나는 선글라스 하나 동생은 옷 하나를 구매하고 숙소로 복귀하였다. 바르셀로나에서도 어김없이 한식을 먹어줘야 했기에 숙소 바로 앞 정말 뛰면 5초 거리에 있는 한식집에 오픈런을 하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예약 손님이 너무나도 많았다. 우리는 운이 좋게도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식당에 입장할 수 있었으며 그 이후에도 손님들은 계속 몰려들었고 웨이팅을 하기 시작했다. 식당 이름은 서울나들이인지 나드리인지였다. 한식이 이렇게 잘되는 것을 보고 "아, 나도 정말 해외에서 살면서 한식당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물론 모든 식당이 이렇지는 않겠지만 음식을 먹어봤는데 맛도 꽤 괜찮았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한국 맛집 요리사들이 이곳엘 오면 바르셀로나 맛집에 선정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약 한국에서보다 음식가격이 3배 정도였다. 한국에선 8000원에 팔아도 사람들이 안 먹을 것 같은 김치볶음밥이 여기선 25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식당 맛 비하가 아닌 정말 팩트 그 자체다. 요즘 한국에선 우삼겹 + 김치볶음밥이 8000원인데 여기선 계란 살짝 풀은 거 + 양 적은 김치볶음밥이 25000원 정도다).

코다차야 김볶 승

이곳에선 한국 음료수도 팔아 야심 차게 주문했는데 이게 무슨 일... 봉봉 작은 뚱캔이 무려 7000원이었던 것이다. 나는 당연히 큰 뚱캔일 줄 알았다... 그러나 어림도 없었다 ㅋㅋ. 진짜 한국 이미지가 꽤 괜찮은 시대인 요즘, 많은 한국 인재들이 외국에 나가 음식을 팔면 경쟁이 치열한 한국에서보다 더 여유롭고 넉넉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나가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겠지만... 우리는 숙소에 돌아와 다음 날 베네치아를 가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일찍 체크아웃을 한 뒤 다시 버스를 타고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갔다. 공항 안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은 뒤 베네치아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데리야끼 소스 치킨=일본치킨 양념 소스 치킨=한국치킨 으로 표기 ㅋㅋ


 바르셀로나는 내 인생 도시가 되었다. 지금까지 갔었던 해외 여행지들 중 단연 첫 번째다. 그 이유는 '살기에 적정'해 보이는 나라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우리가 여행만 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따진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별로 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었기에 당당히 바르셀로나가 젤 좋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우선 사람들이 너무나도 자유로워 보이고 여유로워 보였다. 옷도 개성이 넘치고 누가 무엇을 입는지 그 사람의 체형이 어떤지는 서로 상관도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지나다닐 때마다 보이는 스페인 사람들의 모습에선 여유가 느껴졌다. 그냥 살아가는 것. 두려움에 떨며 미래를 걱정하며 경쟁을 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내 억측이라고? 전혀 아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스페인 사람들은 저축에 대해 큰 개념이 없다고 한다ㅋㅋ. 이는 많은 서양국가에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인데 우리나라처럼 노후를 위해 대비하고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희생시키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하나를 얻으면 잃는 것처럼 지금 쓰면 미래에 쓰지 못한다. 스페인 사람들의 주 소비원은 그 달에 받은 월급이라고 한다. 저축이나 투자 혹은 여러 대비를 하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그냥 하루하루 번 것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이는 스페인뿐만 아니라 많은 서구권에서 심지어 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한다. 

 한국 전세나 보증금 문화만 봐도 그렇다. 적게는 몇 천 많게는 몇억이 보증금이자 전세금이다. 아무리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몇 천만 원 몇 억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서구권 사람들 시선에서 봤을 때 '말이 안 되는' 문화라고들 한다. 많아봤자 4개월치 월세가 보증금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이처럼 경제적 관념에 있어 다른 나라와 달라 미래에 얻는 안정성의 크기는 커지겠지만 현재의 여유는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이전에는 길고 얇게 살고 싶었는데 지금의 나는 굵고 짧게 살고 싶은 쪽으로 변하였다.

 스페인의 날씨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덥긴 했지만 그늘은 너무나도 시원했다. 요즘 한국에서 적응 중인데(?) 너무 힘들다. 그늘도 너무 덥고 습하다. 그냥 집 밖 자체를 나가는 게 힘들다. 물론 집도 마찬가지 에어컨이 필수다. 또한 바르셀로나의 자연경관 특히 바다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나는 내 일상 주변에 산이나 숲보다 바다나 강이 있어야 삶의 질이 올라가는 스타일이다. 도시에서 약 20분만 걸어가면 바다가 나온다는 게 너무나도 좋아 보였고 바닷바람이 찐덕거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유럽 여행을 하면서 바르셀로나에서 처음으로 ", 사람들이 그냥 이렇게도 살아갈 수 있겠구나"를 깨달았다. 물론 이는 한국에서도 해당되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에선 뭔가 정해져 있는 무언가의 틀이 있다. 고소득 안정적인 직장, 전문직, 대기업 회사원, 5급 공무원, 의사, 변호사, 판사 등등에 기준이 맞춰져 있다. 바르셀로나는 달랐다. 어느 사람이 어디에서 일을 하든 간에 표정이 다 비슷비슷했고 그 표정엔 전부 여유가 있어 보였다. 이 여유에 대해선 다음 글에 자세히 써 볼 예정이다. 스페인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해 준 바르셀로나. 가이드 투어님이 왜 Ed Sheeran의 '바르셀로나' 노래를 틀어줬는지 이후에 공감이 갔다. 우연히도 Ed Sheeran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POP 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