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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여행

인생 최고의 여행 "20박 22일 유럽 여행" 일대기 (9) 베네치아

by Quantum_H 2024. 8. 16.

베네치아

 바르셀로나에서 약 2시간 정도 비행기를 탄 뒤 베네치아 마르코 폴로 공항에 착륙했다. 착륙할 때부터 보이는 베네치아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도시가 그곳에 있었다.

비행기에서 찍은 베네치아

 우리는 어김없이 이 날도 공항에서 나오자마자 숙소로 향했다. 이렇게 매번 어딜 도착하자마자 숙소를 갈 수 있었던 이유는 동생과 내가 일정을 짤 때 의도했기 때문^^ 여기서 또 큰 변수가 생겼다. 우리는 여행 내내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많이 지친 상태였는데 걸어가려고 했던 숙소를 가기 위해선 다리를 건너갔어야 했다. 다리는 그동안 많이 건넜었지만 베네치아의 다리는 대부분이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게 머선 일... 몸이 편찮으신 분들은 이곳에서 어떻게 지내실까...

돌계단 다리

 몸이 아픈 자식을 데리고 베네치아 구경을 하고 있는 어떤 한 부모님을 봤는데 존경심이 저절로 들었다. 우리는 수상택시를 타고 숙소 근처에 내렸다. 베네치아는 어렸을 때 마카오에 가서 본 적이 있다. 물론 베네치아의 모습을 가져와 마카오에 만들어 놓은 것. 어렸을 때 갔던 여행지들은 나의 기억 속에서 많이 사라졌지만 마카오 베네치아를 갔던 것만큼은 선명하다. 우리는 가성비 숙소에 머물렀다. 가격은 싼데 평도 너무 좋았고 막상 가보니 시설 또한 정말 좋았다. 바르셀로나 호텔에선 세탁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빨래 개수당 돈을 받았는데 이 숙소엔 세탁기와 건조기가 각각 3.5유로 정액제였다. 에어비앤비를 여행 중간에 끼워 넣었던 이유는 가격이 좀 저렴한 것도 있지만 세탁을 하기 위해서였다. 에어비앤비 숙소를 떠난 뒤 빨래를 하지 못할 것 같았는데 이 숙소에서 모든 빨래를 해결할 수 있었다. 숙소 내에는 무료 정수기와 탁구대, 헬스장이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했던 헬스

 아빠에게 나의 탁구 실력을 뽐내주었다 ^^.(아 나중에는 그곳에 있던 호텔 직원과도 탁구 경기를 했었다. 결과는 0:2로 패배... 너무 잘 쳤다. 물론 나도 아빠를 2:0으로 이겼다 ㅋ) 우리는 숙소 근처 스테이크 집엘 갔다. 가게에서 추천해 준 스테이크를 먹었는데 살면서 마지막 스테이크 한 조각을 못 먹을 정도로 배부르게 스테이크를 먹은 적은 처음이었다. 웬만하면 음식 남기는 것을 싫어해서 먹는 경향이 있는데 이땐 먹으면 토할 정도로 스테이크를 먹었었다. 엄마 아빠도 모두 만족한 식사였던 것 같다.

자냐자냐 라자냐
비쥬얼...

 우린 강변을 따라 놓여있던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였는데 노을을 바라보며 저녁을 먹는 그 느낌은 한국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분위기였다. (사실 세계 어디에서도 느끼기 힘들다. 베네치아는 특별한 도시니)

밥먹으면서 찍은 노을

밥을 든든히 먹고 야간 일정을 시작하였다. 베네치아엔 약 이틀 정도밖에 시간이 없어 알차게 사용해야 했다.'산 마르코 광장'까지 약 30분간 걸어가면서 베네치아 거리 풍경을 봤다.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고 또 상점들도 옆에 정말 많이 즐비해있었다. 특히 유리 공예집에 저절로 눈이 갔다.

밤에도 너무 이쁜 리알토 다리
파노라마 실패 ㅋㅋ

 다시 왕복으로 숙소까지 걸어온 뒤 하루를 정리하였다. 두 번째 날 우리는 '부라노 섬'을 향해 수상택시를 타고 갔다. 본섬보다 더 알록달록한 색으로 도시가 꾸며져 있었다.

알록
달록

베네치아는 다른 도시들보다 휴가를 온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작은 요트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으며 너무나도 부러웠다. 나도 베네치아에 살면서 자동차 대신 요트를 타고 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을 먹으러 맛집엘 방문했다. 그곳에서 피자 한 판을 처음으로 클리어해 봤다. 이탈리아 피자는 한국 피자와 달리 한 판은 거뜬히 먹을 수 있다. 한국 피자는 두껍고 토핑도 많아 8조각짜리 한판을 다 먹긴 무리다.(한국은 피자 강국이다ㅋㅋ)

부라노 섬에서의 점심

 유리 공예품 구경을 할 겸 본섬으로 돌아온 우리는 '리아토 다리'를 건너가며 이곳저곳엘 들렸다. 다시 숙소로 복귀한 우리 가족. 이곳에서도 한식을 먹어야 했다. 제육볶음은 나름 꽤 괜찮았는데 너무나도 매웠다... 중국 주방장님이 한국 음식은 맵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계신 것 같았다.

안매워보여도 불맛
해물 파전이었나?

 베네치아의 노을을 마지막으로 본 뒤 다음 날 피렌체로 이동하기 위한 준비를 하였다. 체크아웃을 한 뒤 숙소 바로 앞 카페테리아에서 빵을 간단히 먹고 피렌체로 출발했다.

에스프레소를 먹는 동생

 베네치아는 휴가를 떠나기 위한 좋은 장소라고 생각한다. 작은 요트까지 있으면 더더욱. 이런 곳에서도 사람이 집을 지어놓고 사는구나를 알게 됐고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였다. 마치 우리나라의 제주도 같달까. 나는 베네치아에 도착한 순간 많은 긴장감과 부담감이 사라졌었다. 그 이유로는 다시 이탈리아, 고향으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었기 때문이었다. 여러 도시들을 옮겨 다니며 특히 비행기를 타고 다닐 때 수하물 분실사고가 일어나진 않을지 다른 사고가 발생하진 않을지 걱정했었다. 그러나 정말 다행스럽게도 유럽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이탈리아에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열차만 타고 다니면 됐기에 안심이 됐다. 하지만 베네치아에 왔다는 건 여행이 거의 막바지라는 소리였다. 처음에는 33주 동안 어떻게 다니나 싶었는데 여행기간이 약 1주일도 안 남은 순간이었다 ㅠㅠ. 여러 가지 이유들로 베네치아에서의 추억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