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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여행

인생 최고의 여행 "20박 22일 유럽 여행" 일대기 (10) 피렌체

by LePetitPrinceHong 2024. 8. 16.

피렌체

 피렌체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또 55분 거리에 있는 숙소를 향해 떠났다. 이젠 엄마 아빠도 자연스럽게 숙소로 이동한다는 것에 완벽 적응하고 계셨다. 이번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제외하고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4 1실을 사용하는 호텔이었다. 스위트 룸 느낌이었는데 정말 포근했다. 브리저튼과 같은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호텔 방이었다.

방이름부터 베아트리체

 우리는 빠르게 짐을 푼 뒤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을 향해 걸어갔다. 숙소 근처에 있어 쉽게 갈 수 있었다.

하도 성당을 많이 봐서 이제는 무덤덤하다

피렌체는 정말 더웠다. 우리는 이날 '피렌체 대성당', '조토의 종탑'을 봤는데 정말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건물을 보고 그림 같다고 하고 그림에 그려진 건물을 보고 실제 같다고 하는 아이러니.

진짜 웅장하지 않나요?

 우리는 생각보다 일정이 빨리 끝나 다음 날 일정이었던 '미켈란젤로 광장'엘 가기로 했다. 그곳에 갈 때는 피렌체 버스를 이용했는데 큰일이 일어날 뻔했다. 피렌체에선 버스를 탈 때 버스 티켓에 펀칭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버스 안에 있는 펀칭 기계에 수도 없이 펀칭을 해 봤지만 작동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설마 중간에 검표원이 타겠어'했는데 이게 무슨 일 실제로 4명의 검표원들이 어느 정류장에서 탄 뒤 티켓에 펀칭 확인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정말 당황했지만 우리의 준비성은 철저했다. 펀칭이 되지 않는 펀칭 기계 영상을 핸드폰으로 미리 찍어놨었다 훗. , 물론 펀칭 기계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하니 검표원들은 영상을 확인하지도 않고 괜찮다고 하며 펀칭기계를 확인한 뒤 티켓에 수기로 시간을 작성해 주었다. 진짜 날벼락 맞을 뻔했다. 펀칭을 안 한 티켓을 갖고 버스에 탈 시 엄청난 벌금 폭탄을 얻어맞는다.(티켓은 몇 천 원인데 벌금은 몇 십만 원) 우리는 미켈란젤로 광장에 가 수많은 인파 사이에서 노을을 봤다. 너무나도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그곳엔 프러포즈를 하는 연인들도 있었고 작게 음악 파티 또한 열리고 있었다.

악 눈부셔
흥이 넘친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간단하게 장을 보고 젤라또를 먹은 뒤 숙소에 들어와 저녁을 먹었다.

종류가 수십개

다음 날 일정은 '우피치 미술관', '베키오 다리', '피티 궁전', '보볼리 정원'을 구경하는 것이었다. 이 날 내게 컨디션 난조가 찾아왔다... 더위를 먹은 것이었다. 옷을 시원하게 입었지만 어제와 달리 모자를 착용하지 않았었다. 엄마 아빠보다 더위 체력에 약하다니... 정말 개복치였다. 카페에서 음료와 슬러시 물을 쏟아부었더니 조금은 괜찮아졌다. 그러나 상황이 나아지질 않아 피티 궁전까지만 구경한 채 숙소로 돌아왔다ㅠㅠ. 보볼리 정원도 가고 싶었지만 눈으로만 봤다.

피렌체도 넘 이뻤다 날씨도 좋고

 너무 더워 갈 수도 없었다. 우피치 미술관에서 정말 많은 작품을 보았다. 비너스의 탄생, 메두사의 머리 등 유명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너무 잘 그린 그림
아빠께선 무섭다고 찍지 않으셨다.

 숙소에 돌아와 나는 결국 구토를 했다. 더위를 먹은 게 분명했다. 오히려 수분을 벌컥벌컥 마신 게 독이 됐다. 아마 나의 이전 글들을 읽으신 분이라면 기억하실 나의 의무소방 체력시험 때가 생각났다. 그때도 상황이 비슷했었다. 구토를 하고 나니 한결 컨디션이 괜찮아졌다. 저녁으론 티본스테이크가 예정되어 있었어서 정신을 차려야만 했다. 스테이크 집에 가서 엄청나게 거대한 티본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먹었다. 웰던으로 시켜도 한국에선 미디움처럼 나오기에 우리 가족은 매번 스테이크 집에서 웰던을 요청했다.

완전 맛있음
맥주+음료수

나는 동생과 후식으로 젤라또 집에 들러 젤라또를 하나씩 먹었다.

구글 맵 평이 엄청 좋았는데 무난했다

 숙소에 돌아와 마지막 로마에서의 이틀을 보내기 위한 짐을 싸기 시작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조식을 먹은 뒤 기념품을 사러 밀라노 중앙시장에 들렀다. 동생은 그곳에서 레몬 술을 샀고 나는 아빠와 가죽 벨트를 하나 구매했다. 진짜 가죽인지는 모르겠다. 아저씨가 맨 처음 말도 안 되는 2개에 140유로를 부르는 것을 나는 깎기 시작했다. 더도 말고 1만 빼달라 했다. 140에서 40으로 말이다. 아저씨는 말이 안 된다고 했지만 나는 계속 우겼다. 아저씨가 100, 95를 부를 때도 나는 40을 고집했다. 아저씨가 80으로 내리자 나도 그제서야 45를 써냈다. 그러자 아저씨는 60으로 내렸고 나는 사지 않겠다고 했다. 결국 우리는 2개에 50으로 합의를 봤다. ㅋㅋㅋㅋㅋ 하 40으로 샀어야 했다...

밀라노 시장

 유럽에서 첫 흥정을 마친 뒤 숙소에서 짐을 챙기고 밀라노 중앙역엘 들어갔다. 아쉽게 파이브가이즈 쉐이크를 사지 못한 채로 로마행 열차에 올랐다. 이제 정말 여행이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니...


 피렌체는 유럽 여행을 하면서 한국인들을 가장 많이 마주친 곳이었다. 로마나 밀라노, 파리, 런던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한국인들을 마주쳤다. 이전까지는 한국인들을 거의 보지 못해 나름 좋았었다 ㅎㅎ. 한국 사람이 너무 많으면 여기가 한국인지 다른 도시인지 구분이 잘 안 되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나라 명동을 가면 여기가 해외인지 한국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피렌체에서 컨디션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한 피렌체 모습은 너무나도 좋았다. 피렌체 역을 중심으로 어디든 가기가 쉬웠다. 여행의 막바지라 살짝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여행들이었기에 후회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