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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여행

인생 최고의 여행 "20박 22일 유럽 여행" 일대기 (6) 파리

by Quantum_H 2024. 8. 16.

파리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파리에 입성하였다. 파리 올림픽이라는 특수한 상황도 있었지만 파리는 지구상에서 내가 가장 가보고 싶었던 도시 중 하나였다. 많은 사람들이 파리에 막상 가면 후회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서 조금의 걱정이 있었지만 그 모든 이야기들을 송두리째 뽑아버린 곳이 이번 파리 여행이었다. 역시 백문이불여일견이다. 물론 올림픽 기간이라 파리 시민들도 인정한 오랜만에 깨끗한 파리를 보게 된 것은 운이 좋았던 것이었다. 어찌 됐든 내가 경험했던 파리는 정말 완벽 그 잡채(자체)였다!!!

파리 리옹 역

 여행 전 주변 사람들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 동생마저도 뉴스에 나오는 파리의 안 좋은 소식들을 전해주며 단단히 조심해야 된다고 하면서 걱정을 많이들 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파리에 에어컨이 없어 쪄 죽는다, 원래도 소매치기가 많은 지역에 소매치기들이 더 몰린다고 한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와 복잡하고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한 곳이다, 파리 길거리가 너무 더럽다 등등. 워낙 뉴스를 잘 믿지 않는 나였어서 그런지 나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에어컨이 없는 건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었지 않은가? 심지어 나는 소매치기나 범죄가 오히려 안 일어나지 않을까 여행 전 가족들 앞에서 의문을 제기했던 적이 있다. 아니 100년 만에 파리에서 올림픽이 열리고 야외 최초 개막식 등 모든 프랑스 정부나 관계자들이 이 올림픽에 집중하고 있는데 소매치기가 판을 칠 수 있을까?

...?

 오히려 경비를 심하게 할 것 같은데 라며 말이다. 만약 나중에 여론에서 '파리 올림픽 소매치기 극성'이라는 기사와 뉴스가 전 세계에 도배된다면 파리 대통령 혹은 정부는 과연 그것을 가만히 둘까 생각을 해보았다. 애초에 소매치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진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직접 가 본 파리는 내 예상 그대로였다. 모든 길거리에 경비나 군인들이 쫙 깔려 범죄조차 저지를 수 없는 환경이었다. 난 소매치기 입장에서 생각해 봐도 파리 개막식 전에는 소매치기를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역시나 그랬다.

소매치기 할 사람?

 파리를 올림픽 개막식 전에 가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그 거리에서 소매치기를 한다는 것은 감옥살이 및 모든 욕을 먹을 각오를 한다는 뜻이었다. 한국에서 언론 플레이하는 자극적인 뉴스와 기사들은 거의 다 거짓이고 과장, 오바, 유난이었다. 이것은 파리에 와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빠가 간혹 한국 뉴스를 전해줬는데 '어이가 없는 뉴스'가 정말 많았다. 와보지도 않고 경험해보지도 않고 떠들어대는 기사가 차고 넘쳤다. 물론 대비나 준비를 한다고 해서 손해는 없겠지만 괜히 겁주는 것이 언론의 특징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나는 정말 담담하게 여행을 준비했었다. 파리의 거리는 냄새조차 나지 않았었다.(올림픽이 끝난 지금엔 모르는 일이다. 내가 경험한 파리는 그랬다. 각자 경험한 것만 말하는 세상 아닌가?

...?

인터넷에서도 소매치기를 당한 사람만 억울하거나 조심하라고 하면서 글을 쓰거나 영상을 만들지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조차 올리지 않는다. 사람들 사이에 이야기가 전해질 때도 '소매치기당했대'라는 말이 더 잘 퍼지지 '소매치기 안 당했어요'라고 하면 그런가 보구나 하고 바로 잊힌다. 비단 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세상 대부분의 이야기가 그렇다.)

 여행 첫날 한식집에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먹은 한식은 하늘에 맹세하고 말하자면 한국 웬만한 음식점보다 맛있었다. 한국음식이 그리워서가 아닌 한국에서 이렇게 요리하면 맛집으로 소문날만한 음식점이었다. 그 가게 알바생 분도 원래 웨이팅이 많고 바글바글한데 올림픽 개막식 며칠 전이라 여행객이 많이 없는 것 같다고 하셨다.(구글 맵 평점도 정말 높았고 개수도 많았다)

파리에서 느낀 한국 인심ㅋㅋ 고봉밥

한국에서의 식사보다 맛있는 한식을 먹은 뒤 우리는 '에펠탑'으로 향했다. 파리의 건물들이 대부분 낮기에 에펠탑은 어디에서나 쉽게 보였다. (파리 대부분의 건물들은 우리나라 5~6층 높이) 직접 두 눈으로 본 에펠탑은 정말 웅장했다. 어릴 때 책으로만 보던 에펠탑이 나의 눈앞에 있는 게 믿기질 않았다. 올림픽 기간이라 구역 통제는 있었지만 꽤 앞에서 에펠탑을 볼 수 있었다. 사진을 정말 잔뜩 찍었다. 해가 떠있다가 질 때쯤 가서 저녁 조명이 켜진 에펠탑도 볼 수 있었고 다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화이트에펠도 운 좋게 볼 수 있었다. 날씨도 완벽했고 파리에서의 성공적인 첫날을 보낼 수 있었다.

언제봐도 이쁘다
화이트 에펠

파리에서의 숙소도 호텔 값이 너무 올라 에어비앤비에서 지내게 됐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어 정말 잘 이용하였다. 둘째 날 파리 숙소 근처 카페에서 간단하게 빵과 커피를 마신 뒤 '베르사유 궁전'으로 향했다.

크로와상 필승

약 40분간 이동한 뒤 베르사유 근처 동생이 찾아본 맛집에 들렸다. 야외 테이블에서 먹기로 했고 피자와 고구마튀김, 트러플 파스타, 샐러드를 시켰다. 음료는 거의 필수!(필수라 함은 대부분 식당에선 사람들이 음료를 시키기도 하지만 우리는 목이 너무 말라 매 식당에서 음료를 시켰었다.) 트러플 파스타... 다시 가서 먹고 싶다. 정말 맛있었다. 버섯을 싫어하는 나마저 매료시킨 맛이었다. 전혀 느끼하지도 않고 트러플 향이 엄청 강하지도 않고 딱 적절했다. 피자는 말해 뭐해다. 고구마튀김은 먹자마자 감자튀김 맛이 났다. 샐러드는 음... 워낙 샐러드를 즐기지 않는다.

한 번 더 먹을걸
피자는 필

그렇게 가족들과 행복한 만찬을 마친 뒤 일어나서 베르사유 궁전 쪽으로 걸어가던 찰나... 문제가 발생했다. 뮤지엄패스를 숙소에 두고 온 것이었다 ㅠㅠ. 아침에 챙길 것이 너무 많았어서 챙겨야지 챙겨야지 해놓고 가방에 놓고 나왔다... 멘탈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와... 왕복 1시간 30분인데 우짜지 고민에 휩싸였다. 그 순간 나의 표정이 정말 역대급이었어서 그런지 엄마가 선글라스를 낀 나의 표정을 보고 정말 놀랐다고 하셨다. 이것이 자유 여행의 묘미일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차고 넘친다. 베르사유 궁전은 특히 예약을 하고 가야 했는데 예약 시간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었다. 올림픽 기간이라 개막식 날 혹은 그전 날과 전전날 닫는 박물관과 미술관, 관광지들이 정말 많았다. 혹시 오늘 말고 내일은(개막식) 문을 닫나 하고 확인해 봤다... 근데 이게 무슨 일. 베르사유 궁전이 올림픽 당일에도 운영한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우리 가족을 지켜주셨다...

몇 번을 변경 ㅋㅋ

나는 가슴을 쓸어내린 채 다음 날로 오전으로 시간을 변경하였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생이 계획을 짤 때 올림픽 개막식 날에는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어 아무 계획도 잡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신의 한 수가 되어 우리 가족을 살렸다. 베르사유 궁전 계획이 취소되자 우리는 여행 계획에도 없었던 파리 올림픽 기념 스토어와 퐁피두 센터에 갈 수 있었다. 엄마께서 퐁피두 센터 앞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마치 계획했던 것 마냥 모든 계획들이 착착 들어맞기 시작했다.

파리 올림픽 스토어
퐁피두 센터 옥외 광고 대박

퐁피두 센터 근처 롤초밥을 먹은 뒤 개선문 야경을 보러 떠났다.

4개 시켜서 나눠먹

이때도 운이 좋게 우리가 줄을 서고 약 15분쯤 뒤 입장줄이 마감되었다.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개선문을 못 올라갈 뻔했다. 사실 올라가지 않았어도 됐는데 이왕 온 거 뮤지엄패스를 야무지게 사용하고 싶었다.

뱅글뱅글 개선문을 올라간 뒤 개선문 위에서 바라본 파리의 풍경은 또 새로웠다. 저 멀리 에펠탑이 빛나고 있었고 파리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 날은 동생의 생일이었다. 동생은 파리에서 생일을 맞이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경험을 할 수 있어 부러웠다 ^^. 너무 늦게 들어와 파티를 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한 생일을 보냈을 거라 믿는다! 아 그리고 밤에 또 하나의 해프닝이 일어났었다. 나는 다음 날 파리 올림픽 개막식을 보고 싶었지만 알고 보니 유료로 전환되었던 것이었다. 여행을 가서 알았다. 2022년 당시 파리 올림픽 개막식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관객 누구나 무료입장으로 진행한다고 되어있었는데 알고 보니 보안상의 문제로 중간에 여러 조건이 붙어 변경된 것이었다. 잘 보이는 자리를 먼저 선점하려했었는데 유료로 판매되고 있었다. 나는 파리에 올림픽 기간에라도 온 것에 만족하고 있었어서 개막식을 보지 못해도 괜찮은 상태였다.

제한 구역이 꽤 많았다 특히 그레이 존은 pass가 있어야 됨

도로 제한이 많이 되어 센강이나 관광지 근처에 입장하기 위해서 pass가 필요했었다. 우리는 어차피 개막식도 안 보고 올림픽 개막식전에 그 주변을 지날 이유도 없었어서 pass를 신청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스위스에서 파리로 향할 때 기차 안에서 혹시 몰라 pass를 신청했었다. pass가 거절당할 게 뻔했던 게 우리는 7월 26일 전까지 즉 개막식 날 전까지 제한 구역 안에 들어갈 명분이 없었다. 숙소도 없었고 관광지 예약도 모든 제한이 풀리는 27일 날 예약을 해두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생이랑 나는 일단 안 돼도 지금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신청을 하였다. 인터넷에 많은 후기들을 찾아보니 pass 허가가 약 1주 만에 된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어 반 포기 상태였었다. 그러나 이게 뭐지... 20시간인가만에 답장이 온 것이었다. 그것도 '통행 허가'로 말이다. 두 번 신청했었는데 나와 아빠는 두 번 다 승인을 받았는데 엄마와 동생은 거절을 당했다가 다음 서류는 또 승인을 받은 것이었다 ㅋㅋㅋㅋㅋ 내가 단체로 한 번에 똑같은 양식을 써서 신청한 건데 이게 뭐지... 누구는 맨 처음엔 안 됐고 누구는 됐었다.

메일로 날라온 허가증

어찌 됐든 갑자기 PASS 허가가 난 것이었다. 우리는 센강 주변 에펠탑 주변을 갈 수 있는 pass를 얻게 되었다. 우리는 또 급히 계획을 변경하였다. 에펠탑 가까이 가보자!!! 베르사유 궁전 예약도 오후로 넘기고 오전엔 에펠탑과 센강을 보기로 했다. 다음 날 파리엔 비가 살짝씩 내리기 시작했다.

카페

paris in the rain까지 경험하다니... 너무나 운이 좋았다. (파리에서의 이틀 빼고는 여행기간 내내 비가 오지 않았다 심지어 런던에서도.) 우리는 경비가 삼엄한 통제구역에 심장이 두근두근한 상태로 pass와 여권을 보여주었다. 결과는 무사통과!!! 회색 지대라고 제한 구역이 있었는데 그곳엘 들어가려면 허가증이 있어야 했다. 미리 허가받은 관계자, 기자나 여행객만 들어갈 수 있었다. 일반 사람들은 절대 들어갈 수 없고 총은 들고 있는 수십 명의 군인과 경찰들이 모든 게이트들에 배치되어 있었다.  엄청난 보호(?)를 받으며 회색 구역에 들어갔다. 우리는 그렇게 오륜기가 설치되어 있는 에펠탑 바로 앞까지 갈 수 있었다...

오륜기 에펠탑

너무나도 운이 좋았다. 에펠탑 앞엔 우리 가족 포함 15명뿐이었다. 수질 관리에 들어갔던 센강도 볼 수 있었고 파리에서 가장 이쁜 다리 중 하나인 알렉상드르 3세 다리도 볼 수 있었다. 사진도 많이 찍고 정말 쾌적하게 산책도 할 수 있었다. 유령 도시 수준이었다. 올림픽 당일 오전이라 그런지 경찰 군인 빼고 몇몇 사람들과 우리 가족만 있는 수준... 딱 1시까지 잘 즐긴 채 어제 가지 못했던 베르사유 궁전으로 향했다.

휘황찬란하다

베르사유 궁전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를 조금씩 들으며 구경하였다. 거기에서도 느꼈다. 이야기를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천지 차이인 것을. 베르사유 궁전 정원을 후딱 본 뒤 정원 안에 있는 식당에 가 만찬을 즐겼다. 피시 앤 칩스를 유럽 와서 처음 먹어봤는데 명절에 먹는 동태전에 튀김옷을 입힌 맛이었다. 이곳에서 마신 오렌지 주스가 역대급이었다. 이날 이후로 가는 곳곳마다 오렌지 주스를 먹었다는...

모든 음식이 꿀맛
진짜 조금 주는데 맛있음

베르사유 궁전 투어를 마치고 숙소에 도착하였다. 근처 마트에 들러 과일을 사고 카페에도 들려 조각 케이크를 산 뒤 돌아왔다. 이후 우리는 개막식을 근처에서 볼 지 말지 고민에 빠졌었다. 개막식이 시작될 때쯤 비가 많이 오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을 나섰다. 역까지 가는 내내 가는 게 맞는 것인지 큰 고민에 빠졌다. 가족끼리 대화를 나눴지만 그 어떤 방향도 정해지지 않았어서 내가 개막식을 보러 가자고 땅땅 결론을 내린 뒤 출발했지만 나도 가는 내내 고민했다. 그렇게 역을 들어섰는데 내일 일정을 고려해 봤을 때 오늘 가는 것은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 모두 말만 안 했지 모두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았다. 혹시 보러 가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봐 쉽게 가지 말자고 이야기를 하지 못한 느낌.

비가 제법 많이 왔

다행히 우리는 열차가 바로 오지 않았던 덕분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집 가는 길이 얼마나 멀던지,,, 고민을 하며 쉽게 걸어왔다고 생각한 거리가 그렇게나 멀었던 것을 보고 고민을 정말 많이 하면서 걸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집에 들어가기 전 근처 식당에서 팟타이와 쌀국수를 먹은 뒤 나름 일찍(?) 들어와 파리에서 TV로 올림픽을 본 뒤 짐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의외로 맛있었다

 역시 올림픽은 TV로 봐야 한다... 개막식 다음 날이 파리 일정의 마지막 날이었다. 이날은 강행군이 예정되어 있던 날이었다. 그 이유로는 7월 23일부터 해서 26일까지 많은 관광지들이 문을 닫았었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일정을 27로 잡아놨었다. '생트샤펠', '오랑주리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등을 말이다. 이날엔 새벽에 일어나 일찍 체크아웃을 한 뒤 미리 예약해 둔 짐 보관소로 향했다. 짐 보관소는 어플을 통해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었다... 세상 좋아졌다. 짐을 보관하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우리는 우선 간단히 아침을 먹기로 했다.

이날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 생트샤펠 예약을 9시와 9시 30분 두 개를 해놨었다. 해놓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9시 30분 예약 타임을 들어가면 밥을 간단히라도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침밥을 간단히 먹고 생트샤펠과 모네의 그림이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엘 방문하였다.

실제로 보면 더 찬란하다

시간이 남아 '오르새 미술관'까지 방문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그곳엔 내가 좋아하는 고흐의 작품이 있었다. 고흐의 작품을 컴퓨터 화면 속이 아닌 실제로 만나니 감회가 남달랐다.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우리는 점심을 잘 먹지 못한 채 루브르 박물관엘 들어갔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박물관이지 않을까. 피라미드 앞에서 사진을 찍어준 뒤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그 유명한 모나리자도 보고 밀로의 비너스,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등등을 봤다. 그중 가장 좋았던 그림은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었다. 직접 가까이서보니 채도가 정말 높아 마음에 들었고 프랑스의 분위기와 젊은이들을 잘 대변하는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이 날이 진짜 paris in the rain
사람을 찍는건지 모나리자를 찍는건지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루브르 박물관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뒤(나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파리를 떠나 런던으로 향하기 위해 파리 북역으로 향했다. 가기 전에 부모님께선 도저히 못 먹겠다고 말씀하신 피자를 뚝딱한 뒤 유로스타에 탑승하였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저녁

아 유로스타를 탈 때는 검사가 철저했다. 나는 쉽게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었지만 아빠와 동생은 통과가 몇 차례 되지 않아 다른 곳에서 따로 검사를 받은 뒤 입장할 수 있었다 ㄷㄷ. 아빠는 엄청난 검사를 받고 풀려날 수(?) 있었다.


 파리는 정말 완벽했다. 내 상상 속 파리는 정말 아름답게 그려져 있었는데 이번에 가서 그 모습 그대로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올림픽 기간이 아닌 다른 때 파리를 경험했다면 실망을 했거나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파리에서 실망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나에게 있어 그런 경험은 더더욱 특별했고 또 의미가 있었다. 심지어 첫인상도 좋았던 게 나정도 덩치 있는 사람이 엘리베이터가 없는 파리 지하철 계단을 캐리어를 들며 낑낑 올라가고 있자 지나가던 남자도 아닌 여성분이 와 같이 캐리어를 들어주고 유유히 떠나셨다. 그분 한분만 그랬던 게 아니고 다른 역에서도 다른 여성분이 도와주냐고 물어보길래 사양을 하며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파리에서의 기억과 추억은 나의 머릿속에서 영영 떠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 추가적으로 파리의 지하철이 의외로 좋았다. 우리나라에서의 한 정거장 거리가 여기에선 두 정거장이 들어갈 정도로 지하철 간격이 짧았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서울에선 어느 역에 내려서 다른 곳으로 좀 걸어야 했던 적이 많았지만 파리에선 역에서 바로바로 갈 수 있었다. 도시가 서울의 6분의 1 정도라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