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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여행

인생 최고의 "20박 22일 유럽 여행" 일대기 (5) 인터라켄

by Quantum_H 2024. 8. 16.

인터라켄

 열차 속에서 스위스를 처음 만났다. 열차 창문으로 보이는 스위스의 풍경은 진짜 '스위스 그 자체'였다. 산과 그 앞에 있는 영롱한 색의 호수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말이 안나온다
열차 안에서

동생은 사진모드 시작. 중간에 우리는 일식집에 들러 아빠는 우동 나와 엄마는 덮밥 동생은 롤초밥을 사 먹었다.

물가 장난없음

우리는 열차에서 내린 뒤 마트에서 장을 보고 미리 예약해 둔 에어비앤비 숙소엘 가려고 했다. 그때 발생한 사건... 우리가 딱 도착했을 시간에 마트 문이 닫아버린 것이다...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다행히 작은 마트가 하나 있어 그곳에서 이것저것 담은 뒤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스위스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에 위치한 작은 가정집이었다. 창문을 열면 그 앞엔 스위스 산 풍경이 보였다.

우리는 마트에서 장을 봐온 음식들로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트에서 사 온 음식 중에 정말 먹자마자 뱉어버린 소금 덩어리 고기가 하나 있었다. 아마 우리가 해 먹는 방법을 잘 몰랐던 것 같기도 하다. 막무가내로 구워버린 그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살면서 그렇게 짠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었다. 먹자마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짰다. 한입 먹는 순간부터 입안에 퍼진 짠 물은 아직도 나를 인상 찌푸리게 만든다.

왼쪽 고기들이 문제아

어찌어찌 밥을 먹고 야간 산책을 한 뒤 집에 돌아와 아빠 근속 30주년 파티를 작게 하였다. 한국에서부터 스위스까지 가져온 아빠의 상패가 드디어 아빠께 전달된 순간이었다. (상패 무게만 최소 1kg) 다음 날 아침, 엄마의 숯덩이 리조또를 먹지 못한 채 집을 나섰다.

지금보니 금광 산에서 석탄을 캐는 것 같다

우리는 어제 가지 못했던 COOP 마트에 들른 뒤 'Kifferinsel 국립공원'에 있는 툰 호수로 향했다.

coop

그곳에서 수영을 해보기로 다짐했었는데 생각보다 날씨가 선선한 바람에 물놀이를 하진 못했다. 그래도 물에 들어가지 못하면 아쉬우니 아빠랑 몇 초 정도 들어가 봤는데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호수물이 그렇게 차가운지 몰랐다... 많은 여행객들이 그곳에서 수영도 하고 수상 스포츠 및 유람선 투어를 즐기고 있었다. 너무나도 여유로웠고 상쾌했다.

말문이 턱 막힌다

 

 

수영을 마친 뒤 우리는 인터라켄에 있는 '하더쿨룸 전망대'를 향했다. 그곳에서 스위스 인터라켄 전역을 산 위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제일 좋았던 건 스위스 산에서의 깨끗한 공기를 실컷 마실 수 있었다. 또한 맥주까지 ㅋㅋ. 하더쿨룸 전망대에서 인생맥주를 아빠에게 권유했었는데 아빠는 맨 처음에 원하지 않아 하셨다. 거의 강요하다시피 맥주를 드시라 했고 맥주와 감자튀김을 맛있게 드셨다 ^^.

하더쿨룸 전망대에서 맥주와 콜라, 감튀

숙소에 돌아와 다시 바비큐 파티를 한 뒤 잠에 들었다. 다음 날 파리로 이동하기 위해 열차를 탔다. 파리를 향하면서 우리는 엄마의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소식의 정체는 비밀이다. 축하기념으로(?) 햄버거를 먹었다. 무려 버거세트 하나에 3만 원이 넘는 버거킹 프랜차이즈 스위스 한정 버거였다.

난 피자 엄마 아빠는 햄버거 동생은 샌드위치

스위스의 물가는 정말 장난 없었다. 한국에서 파는 와퍼 세트 하나가 기본 2만 원이 넘는다. 그렇게 우리의 스위스 여정은 끝이 났다.

에어비앤비 방명록과 초콜릿을 남기고


스위스는 정말 스위스였다. 영화나 TV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가는 말이 안 됐지만 그만큼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정말 여유로워 보였다. 역시 가진 자들의 품격인가... 돈이 많다면 스위스에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만 스위스는 휴가지로 좋아 보였다. 나는 좀 더 사람들의 분위기 자체가 역동적이고 활발한 곳에서 살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스위스는 그런 마음을 진정시키는 곳으로 적합해 보였다. 여기서 말한 역동적이고 활발한 곳은 남미와 같은 곳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이다. 사람이 역동적인 곳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