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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일상

일상 공유 2/1~2/8일

by LePetitPrinceHong 2024. 2. 10.

 2월 첫 주의 일상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네이버 블로그엔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 또는 일상글들이 많다. 티스토리는 네이버 블로그보다 활성화가 덜 된 것인지 아니면 티스토리는 저런 목적을 위한 장이 아닌지 모르겠지만, 나는 티스토리에 내 일상을 올리는 것도 재밌다고 느낀다. 하지만 네이버 블로그처럼 수정이 용이하거나 가독성이 좋게 편집하기가 어려워 그 부분은 좀 아쉽다ㅎㅎ.
2월 1일: 여자친구가 연세대학교 편입에 성공하였다. 정말 우여곡절(?) 끝에 도달한 학교다. 과는 여자친구가 원하던 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작년 9월 여러 이유로 CPA 공부에서 하차한 뒤 복학도 못한 채 여자친구의 시간이 붕 떠버렸다. 그때 나는 여자친구에게 이왕 할 것도 없으면 쉬면서 편입 준비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조언을 해줬었다. 고맙게도 나의 의견을 받아들인 여자친구는 편입 논술 1차를 약 3개월 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여자친구에게도 말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기대를 하나도 하지 않았다. 경쟁률이 무려 몇십대 1이었고 논술로 대학을 간다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가 해냈다. 맨 처음, 1차 논술 시험엘 합격했을 때 나는 정말 놀랬다. 여자친구도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었는데 턱 붙어버린 것이다. 나는 그때부터 내 심장이 둥둥 뛰기 시작했다. 2차 결과 발표 때까지 여자친구보다 내가 더 기대됐고 떨렸었다. 나 혼자 편입 카페에 들락날락하면서 언제 공지가 뜨는지 확인해 보았었다. 심지어 원래는 2월 2일 발표인데 2월 1일 조기발표 한 사실을 내가 먼저 알아차린 뒤 여자친구한테 알려줄 정도로 왠지 모르게 내가 너무 떨렸다. 영상통화를 하며 결과 페이지를 같이 열어봤는데 '최종합격' 글자가 쓰여있었다.

WOOOOOOOOOOOOOOOOOOW

근래 1년 중 이만큼 기뻤던 날이 없었던 것 같다. 누군가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정말 오래 사귀면서 누구보다도 여자친구를 잘 아는 사람이기에 그녀가 어떤 삶과 생활을 지내왔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합격 소식은 나를 너무 기쁘게 만들었다. 하늘에 또 하나님께 맹세하고 내가 대학을 합격했을 때보다 기분이 좋았다. 나는 만약 내가 합격한 것이었다면 이만큼 행복하지도 기쁘지도 않았을 것 같았다. 여자친구도 내가 너무 기뻐해줘서 너무 고맙고 감동했다는 소리를 할 정도로 나는 그녀의 합격이 너무나도 대견했고 누구보다 좋았다. 편입을 했든 재수를 했든 현역으로 갔든 수시로 갔든 정시로 갔든 어찌 됐든 들어가면 된다. '결과주의' 그게 우리나라 마인드 아닌가? ㅋㅋ. 우리나라는 입시에서도 뭔가 '그들이 생각해 놓은 정당한 구조, 즉 수시나 정시만 인정해 주는 경향이 매우 짙다고 생각한다. 근데 정말 알 바 아니다. 예를 들어 셀트리온 회장이 나이 40 후반에 셀트리온을 차려 지금 우리나라 10대 부자가 된 것을 보고 그의 과정에 대해 왈가왈부할 사람이 있을까? 늦은 나이에 부자가 됐다. So what? 결국 당신은 10대 부자 안에 들어가있는가? 셀트리온 회장도 몇 20대 중반엔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과 같은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결과적으론 우리나라 10대 부자다. '결과주의'인 나라에서 여자친구도 '결과'로 보여줬다. 수시로 왔든 정시로 왔든 편입으로 왔든 연세대학교에 합격했다. 대학이 전부가 아님은 확실하다. 하지만 연세대학교를 무시할 수 있는 학교는 '우리나라 문화'상 서울대 밖엔 없다고 생각한다ㅋㅋ. 아무리 편입생이여도 무시할 수 있으려면 서울대 '학사'인 사람이 무시해야 타격이 있을까 말 까다. (자신의 속마음을 익명으로 보여주는) 우리 학교 커뮤니티에서도  우리 학교 편입생들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데 뭐든 본인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질투하고 남들을 까내리고 할 시간에 본인 인생이나 더 신경 쓰는 것이 낫고 어찌 됐든 같은 학교 학생인 이상 같은 학교 학생이다. 이 짧은 인생에 뭐는 정당하고 뭐는 부당하고 판단하는 시간들이 본인 삶에 하나도 도움 안될 것임은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여기서도 내가 좋아했던 웹툰 헬퍼의 명대사가 떠올랐다. "끝까지 가면 내가 다 이겨"
2월 2일~2월 3일: 기쁜 소식을 같이 맞이한 채 내 생일을 맞이했다. 여자친구가 파티도 준비해 줬고 내가 좋아하는 육회 집에서 잔뜩 음식을 시킨 다음 좋은 시간을 보냈다. 저 풍선들도 하나하나 일일이 다 불어서 붙여줬다... 여자친구 혼자서 THANKS... 케이크는 홀케이크를 다 먹기가 힘들어 특이한 케이크를 팔고 있는 케이크집에서 조각케이크를 몇 개 사서 했다. 아주 이쁜 생일 카드도 써줬다. 생일 기념 미역국도 해줘서 미역국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저녁엔  정말 오랜만에 근사한 레스토랑 NOP'S에 가서 스테이크를 먹었다. 오랜만에  FLEX를 하니 이제부턴 라면을 먹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생일자인 내가 크게 한턱 쐈다. 물론 평소에 여자친구가 더 많이 사준다. 선물도 잔뜩 받았다 ㅎㅎ 실용적인걸루다가

정성 가득!
육회 파티
센스 카드
여친표 첫 미역국
이 빵이 진짜 맛있습니다
스테이쿠
옷, 신발, 편지, 머리관리, 녹차

2월 4일~6일: 딱히 한 일이 없다. 한 일이 없다는 건 기존의 삶을 이어왔다는 것이다.  FULL 공부를 했다. 이전에 어떤 글에 썼듯이 설날 전까지 공부해야 할 범위 목표가 있었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하루종일 공부를 해야 했다. 결론적으로 목표를 달성했다! 12월 말부터 계획한 목표였다 ㅎㅎ. 꾸준히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재미가 쏠쏠했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이유는 물리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재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원래는 올해 '인공지능' 학회에 들어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물리 공부를 하면서 물리가 너무 재밌다 보니 여기에 더 시간을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경제와 물리 더불어 수학에 집중을 하고 싶었다. 인공지능 공부도 조금씩은 해왔지만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기에 과감히 인공지능 공부는 뒤로 밀어뒀다. 내가 '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인공지능 학회에 들어가기 위해 약 1주일간 원서도 쓰고 수정하고 제출하여 서류 합격을 했지만 최종 면접 포기를 했다. 후회는 없다. 다른 날 다른 기회가 찾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물리 공부를 차근차근 진행하면서 우연히 유튜브에서 알게 된 교수님과 짧은 카톡을 했었다. 그래도 나보다 먼저 그리고 더 오래 물리 공부를 한 교수님께 조언을 조금 얻고 싶어 먼저 메일로 양해를 구하며 도움을 요청했었다. 그러나 너무 감사하게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셨고 강의 추천과 여러 좋은 말씀들을 해주셨다. 아래 첨부한 카톡 내용이 그 일부다.

소 스윗하심...

또, 물리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서 서칭 하다가 우연히 물리학과 대학원에 입학해서 활동하고 있는 한 석사생의 블로그를 보게 됐다.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중 하나다. 공부를 대하는 마인드, 공부 방법, 가치관 등 나랑 잘 맞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약간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조금 길게 양해를 구하며 메일을 보냈었다. 답장을 받으면 감사할 따름이고 못 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답장이 왔다. 그것도 아주 길게!!! 아래 첨부된 사진의 약 5배 분량의 글이었다.

옳습니다

석사생이라 바쁘셨을 텐데도 불구하고... 위에서 말한 교수님 그리고 이 석사생을 보면서 세상엔 도움을 기꺼이 주는 착한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다. 거의 생판 모르는 남이 다짜고짜 연락을 했는데도 성심 성의껏 도와주셨다 두 분 다... 모두에게 감사 말씀을 또다시 드린다. 석사생의 공부 가치관이 나랑 비슷했고 그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자신이 다녔던 물리학과 학생의 80%가 '일반물리학' 즉 1학년 전공 기초도 모르고 졸업을 한다고 하면서 석사 그리고 박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도 그런 사람들이 많다고 하였다. 물론 모든 석사생과 박사생을 모독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단다. 나도 똑같이 경제학과를 다니며 느꼈었다. 예전 내 글들에 많이 쓰여있을 것이다. '미시경제학', '거시경제학'을 '제대로' 모르고 졸업하는 경제학과  학생들이 정말 많고 또 내 동기들 중에서도 성적과 학점 따는 것에만 급급하지 심하게 말해 '머리에 든' 경제학 지식이 거의 없다. 내가 도움을 요청드린 석사생분도 마찬가지로 주변에 흔히 말하는 '물석사', '물박사'가 많다고 하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분도 스스로가 양심이 있다면 본인 스스로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본인이 '진짜'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인지 공부하는 척 혹은 아는 척만 하는 것인지. FAKER들은 결국 언젠간 뽀록 난다. 뭐 운이 좋으면 괜찮겠지만 ㅎㅎ.
2월 7일: 오전 12시. 아시안컵 4강을 시청했다. 대한민국과 요르단. 사실 말레이시아 전을 보기 전까지 아시안컵을 하는지도 몰랐다 ㅋㅋ 현생을 너무 재미없게 사나... 16강 8강 정말 극적으로 올라온 한국팀의 스토리가 정말 재밌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우리나라 경기에서 우리나라를 응원하지 않는다. 물론 상대도 응원하지 않는다. 그냥 누군가가 이기면 누군가는 패배한다는 그 사실이 나를 약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막 열심히 응원했는데 그 팀이 지면 기분이 살짝 다운되고 누군가를 막 열심히 응원했는데 그 팀이 이기면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나는 그런 분위기를 싫어한다. 그냥 나 챙기기도 바쁘다...ㅋㅋ 이런 점도 있지만 그냥 누구 혹은 어떤 팀을 응원한다는 자체가, 이겨야 한다는 강박을 심어주는 것 같아 누구를 막 응원하진 않는다. 물론 손흥민, 호날두 같은 선수들은 좋아하지만 그들이 잘하건 혹은 그들의 팀이 이기든 지든 상관이 없다. 게임 영상을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나 팀이 있지만 응원해 본 적은 없던 것 같다. 그냥 이기면 이기는 거 지면 지는 거. 실력 좋은 사람이 이기거나 운이 좋은 사람이 이기는 것. 딱 거기까지다. 너무 내가 냉랭하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대한민국을 한국사람이라고 당연하게 응원하는 것은 약간의 '민족주의' 감정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정당들이 서로 싸우거나 지역감정 있는 도시나 도끼리 싸우듯 그러한 편 가르기 분위기는 썩 좋아 보이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잘한 상대를 서로가 인정해 주고 잘못한 부분은 서로 보완해 주는 것이 오히려 선순환 아닐까? 흔히들 이것이 너무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들 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안'하는 것이다. 인정을 '안' 할 뿐이다.

캡틴  SON

그래서 이번 아시안컵도 그냥 아주 아주 아주 덤덤히 봤다. 우리나라도 못했지만 나는 오히려 요르단이 잘했다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상대적으로 실력 우위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뭐 김민재 선수가 없었다, 누가 문제였고 누가 패배의 원인이었다' 탓할 이유가 없다. 그냥 실력이 좋거나 운이 좋았던 팀이 이긴 것이고 또 지면 깔끔하게 진 거고 이긴 상대를 진심으로 축하해줘야 한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님의 말씀처럼 우리나라는 우승을 안 한 게 다행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 한국 축구가 병들까 봐 걱정된다.... 그건 스스로를 속이는 일" 모든 선수들, 우리나라나 요르단 할 것 없이 열심히 뛰고 누구보다 이기기 위해 뛰었다고 생각한다. 그 선수들에게 각자의 책임을 부과하며 욕하는 건 문제가 있다. 또 뭐 축구협회 문제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여기서도 보면 그 권력자들이 할 수 있는데 '안'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협회나 학회, 또 연구소 등 어떤 기관이나 청렴하고 결백하다면 문제가 될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다만 어딘가에서 이탈이 나타나기에 전부가 이탈을 하는 것이다. R&D 예산이 줄었다는 그 하나에만 집중하기보단 과연 지금까지 그 예산들이 타당하고 적절한 곳에 쓰였는 지도 궁금해해야 한다. 그 단체에 속해있는 본인들 스스로가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법카를 이리저리 쓰거나 여러 회계 비용처리를 이용해 연구비를 다른 데 쓰는지 혹은 떳떳하게 사용한 예산들인지 싹 다 검열을 해보면 되겠지만 찬성할 기관이 몇 곳이나 될까? 양심적으로 내역을 공개하고 찬성한 곳에 투자를 더 해주는 게 선순환의 시작이다. 
이렇게 2월 초 일상 정리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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