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은 잔인하고 기괴하고 섬뜩한 영화 리뷰를 해 볼 예정이다. 이 영화는 몇 년 전 처음 알게 된 영화이다. 유튜브를 보던 중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우연찮게 내 재생목록에 떠있던 영화였다. 어떤 유투버가 영화 리뷰를 해주는 채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투버의 영상 초반을 보고 바로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ott멤버십도 없었고 영화를 구매했어야 했어서 포기했던 것 같다.
영화 이름은 ‘더 플랫폼’이다. 영화를 보고 느낀 감정들과 기분에 대해 나의 주관적인 생각을 담아 써 볼 예정이다.
남자 주인공이 건물 층 수가 가늠이 안 되는 건물에 갇혀 생활을 하게 된다. 이 남자는 자발적으로 이곳에 들어온 사람인데 이 건물에서 6개월을 버티면 ‘학위’를 준다 해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층마다 가운데엔 큰 구멍이 뚫려있고 2명이서 사용할 수 있다. 다행히 씻을 수 있는 세면대와 잘 수 있는 침대가 있다. 식사는 매일 한 번, 큰 구멍을 통해 전달된다. 또한 매달 초 자신의 생활층이 바뀐다. 건물층이 제일 중요한 장치인데 그 이유는 바로 윗 층에서부터 뚫려있는 구멍을 통해 내려온 테이블에 음식이 놓여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층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먹는 것이며 만약 너무 아래층에 배정될 시 쌀알 한 톨도 먹을 수 없다. 위에서 사람들이 이미 그릇까지 싹 다 핥아먹었기 때문이다.
스토리 후반부를 보면 333층까지 있는 것으로 나온다. 하지만 음식은 이미 50층쯤에서부터 끊긴다. 식탁엔 정말 초호화 음식들이 놓여있다. 케이크, 디저트, 고기, 과일 등등이다. 이러한 음식들은 이곳에 있는 사람들이 음식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각자 음식들이다. 어떤 백발의 할아버지가 관리자로 있는 시스템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만든 음식들이 매일 하루 1층에서부터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이 테이블에 놓은 음식이 부족한가? 아니다. 위에 사람들부터 조금씩 본인이 먹을 양만 먹는다면 아래층까지 충분히 내려가고도 남을 음식들이다. 하지만 위에 배정된 사람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포인트 중 하나다. 본인들도 언젠간 200층 혹은 250층에 배정될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30층에 배정되면 닥치는 대로 먹어댄다. 큰 테이블에 올라가 휘저어대며 미친 듯이 먹어댄다. 그렇게 초토화된 테이블은 점점 내려갈수록 더럽혀지고 음식물 쓰레기를 섞어놓은 것처럼 변한다. 심지어 본인 층이 지나가면 내려가는 테이블 위에 침을 뱉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도 아래층 사람들은 먹어야 하기에 허겁지겁 먹어댄다. 만약 음식을 플랫폼이 지나갔는데도 몰래 음식을 가지고 있으면 그 방의 온도가 올라가 타 죽거나 온도가 내려가 얼어 죽는다.
50층 아니 100층 이하 사람들은 그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할 것이다. 다양한 부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굶어 죽는 사람, 어찌어찌 버티는 사람(30일을 버틴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자기 층 사람을 죽여 그 사람을 먹는 사람,,, 비위가 좋지 않은 분들은 절대 이 영화를 보지 않기를 추천한다. 밥 먹으면서 영화를 봤는데 밥이 잘 안 넘어갔다. 영화 분위기도 분위기이지만 사람의 다리, 몸, 머리가 잘린 모습도 나온다. 똥, 오줌 할 것 없이,,,
이러한 시스템에 자발적으로 들어간 주인공은 초반에 어떤 할아버지와 같은 층을 쓰게 된다. 초반 주인공은 나름 괜찮은 층수에 배정이 되었는데 위에서부터 내려온 음식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그 비주얼만 봐도 토가 나올만하다.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할아버지를 통해 여러 정보를 얻고 친해지면서 잘 적응해 나갔다. 하지만 다음 달 초 주인공과 함께 171층에 놓인 할아버지는 이미 이곳 시스템을 몇 번 경험했던 사람이라 눈치 빠르게 주인공의 온몸을 묶어버린다. 그 이유는 171층은 음식이 내려오지 않기에 초반에는 잘 버틸 수 있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가 상대방을 죽여 그 사람의 몸을 먹어야 버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며칠 동안은 정말 친하게 지냈던 관계가 벼랑 끝 혹은 위기에 놓이게 되자 아예 다른 관계가 되었다. 다른 관계가 되었다는 말도 잘못됐을 수 있다. 원래 그런 것이 인간이기에.
주인공의 살까지 칼로 베어 먹으려고 하던 찰나 테이블을 타고 내려온 여자가 그 할아버지의 목을 칼로 찔러버린다. 그러고 나서 주인공을 구해준다. 그 칼이 어디서 난 것이냐면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각자 원하는 물건을 하나씩 갖고 들어올 수 있었다. 그 할아버지는 (어떤 사연이 있는) 칼을 들고 온 것이다. 남자 주인공은 책 한 권을 가져왔다 ㅋㅋ. '돈키호테'라는 책인데 이곳에 이 남자 말고 책을 들고 온 사람은 없어 보였다. 아,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각자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
주인공의 살이 할아버지 칼에 잘리기 직전 그 할아버지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너도 이랬을 거다.’, ‘사람은 위기에 쳐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와 같은 말을 하며 자신이 남자 주인공의 살을 베어 먹고 죽이는 것에 대한 ‘명분’을 내세우며 합리화해 나갔다. 그러자 주인공은 눈물을 흘리며 '당신이 나를 죽이는 건 이 환경도 관리자 책임도 아닌 당신 책임’이라면서 그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했다.
이 영화는 사회 현실의 모습을 그대로 영화에 보여주었다고 생각했다. 환경 탓을 하며 또는 이 현실을 탓하며 자신의 책임 혹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이 세상엔 꽤 많이 있다. 하지만 나도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과 같은 생각이다. ‘그냥 너의 탓이고, 너의 책임이다’ ‘네가 자발적으로 한 행동이고 네 잘못이다’
그렇게 할아버지 공격으로부터 버틴 주인공은 다음 달 33층 꽤 높은 층수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어떤 여자를 만나는데 이 시스템의 근무자였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 사람은 이곳의 생활은 아무것도 모른 채 일을 열심히 한 사람 같았다. 그러다 어찌어찌해서 이곳에 자발적으로 들어와 이곳 사람들을 도와줄 계획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다. 상당히 온건한 실천주의자였다. 그녀는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왔는데 이틀에 한 번씩 그녀의 강아지와 번갈아가며 음식을 먹었다. 그 여자는 자신의 플랫폼에 음식이 올라오면 그릇 2개에 아래층 사람들이 먹을 만큼의 음식을 소분해 놓았다. 그러고 나서 아래층 사람들에게 음식 그릇에 소분해 놨으니 그걸 먹고 그다음 층 사람들이 먹을 만큼 배분해 달라고 이야기를 하였다. 하지만 아래층 사람은 들은 채도 안 하고 와구와구 자신들이 먹을 음식을 먹어댔다. 그 여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말투와 똑같은 상태로 며칠을 그렇게 시도했다. 언젠간 들어주겠지 하며 계속 실천한 것이다. 그 모습을 남자 주인공은 지켜보기만 했다. 그 남자도 여자와 비슷한 생각이었지만 먹히지 않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아 남자 주인공도 다른 사람들과 달리 본인이 먹을 만큼만 먹었다. 하지만 1주가 지나고 2주가 지나도 여자의 그러한 실천행위는 어떠한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아래층 사람들은 늘 돼지처럼 게걸스럽게 탐욕만 부려댔다. 그것을 보고 남자주인공이 참다못해 '이 여자가 하는 말을 안 듣는다면 내일부턴 테이블에 오줌을 싸고 똥을 싸서 너네들 다 못 먹게 하겠다'라고 역정을 냈다. 그러자 아래층 사람들은 ‘정신을 차렸는지’ 주인공의 말을 따르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 꼭 화를 내거나 매를 들어야만,,, 여자는 남자의 그러한 말이 효과가 있는 것을 보고 윗 층 사람들에게 말해보자고 하였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렇게 말했다.
'똥은 위쪽으로 쌀 수 없다'. 그렇다. 위에 사람들은 아랫사람들의 말을 들어먹지 않을 것이다. 그냥 그들도 게걸스럽게 탐욕을 부리며 자신들의 이익만 챙길 뿐이다. 나의 이전 스토리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본인들도 힘든 처지가 될 수 있음을 모르는 것이다. 여기서도 그러한 스토리 소재가 있다. 바로 한 달마다 랜덤으로 방이 바뀐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상관없어한다. 아래층에 있으면 비참해하고 남을 죽이거나 위층에 있으면 닥치는 대로 먹어댈 뿐이다.
결국 무언가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본인 자신 뿐이며 본인 자리보다 위에 있는 사람들은 그 행동을 거부할 확률이 크다. 그곳이 편리하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려면 높은 자리에 먼저 올라가라는 말이 있는데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도 그 자리에 올라가서 느낀 그곳의 풍경을 잃지 않고 싶어 한다. 만약 잃을 각오가 있는 세상이었다면 우리나라의 지금 정치판 혹은 세상 문화가 지금과 같지는 않았을 것 같다. 결국 본인이 그 위치에 가면 결국 다 똑같은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인공이 무력 또는 처벌을 해야만 아래층 사람들도 말을 듣는다. 아래층 사람들도 자기 살기 바쁘다. 남을 살펴볼 시간도 없고 그냥 자신의 사리사욕 및 이득만 챙기려고 한다. 무력을 써야만 말을 듣는다. 참 답답하다. 마치 아르바이트생들은 일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고용주들은 그러한 모습을 인정하고 또 인센티브를 주거나 더 잘 챙겨주어야 하는데 고용주들은 아르바이트생들의 노력을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고 호의를 권리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해 보였다. 그러니 또 아르바이트생들은 더 일하기 싫어지고 대충대충 하려고 한다. 이건 아르바이트생들도 마찬가지다. 사장님이 잘해주면 본인도 잘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뺀질거릴지 쉴지 생각한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내가 만난 선임들은 다행히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후임들이 문제였다. 잘해주니 계속 더 마음대로 하려 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하지만 나의 방식을 바꾸지는 않았다. 끝까지 터치를 안 하려고 애를 썼다… 가끔 뭐라 한 건 이게 대등한 위치 혹은 사회에 친구로 있을 때도 선을 넘거나 피해를 줄만한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나머지는 정말 꾹 참았다. 이건 나를 후임으로 뒀던 선임들도 알 것이다…
나중에 이 영화의 주인공은 6층에 배정됐는데 그곳에서 만난 동료와 플랫폼 식탁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며 어떤 미션을 수행한다. 음식을 끝까지 아래로 보내는 것이 이 시스템의 붕괴라고 생각한 그들은 여러 흉기와 위협을 가하며 아래층까지 내려간다. 내려가는 와중에 살인도 일어나고 그들도 많이 다친다. 무언가 해내려는 사람들도 피를 볼 수밖에 없고 그들 또한 다치는 상황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았다. 영화는 열린 결말로 끝난다. 결국 미션을 달성해 이 시스템이 무너지는 알 수 없다.
오랜만에 현실을 극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을 만났다. 사회는 이 정도로 잔인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볼 땐 이 영화보다 더 사실적이고 잔인한 곳이 '현실'이다. 겉으로는 고상한 척 남을 위하는 척 모두가 잘 살길 바라지만 본인들의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다. 생각만 하지 행동은 하지 않는다. 사회가 변하길 원하거나 개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본인부터 움직여야 한다. 본인이 몇 층에 있건 상관이 없다.
내가 지금까지 써왔던 모든 글들과 티스토리 내용과 나의 생각들은 나의 상상 속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결코 아님을 말하고 싶다. 쉐도우 복싱을 하는 것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그러한 모습을 봐 왔다. 본인의 성공 혹은 삶만 중요하게 여기며 경쟁이 어느 나라보다 치열한 우리나라는 남을 짓밟고서라도 올라가는 것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늘 ‘현실이 그래 ', '누구나 그래' 이런 식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최근 이야기를 하고 마칠 예정이다. 며칠 전 팀플을 하는데 어떤 팀원이 '어떤 교수님 수업 어때요'라고 다른 팀원에게 물어보자 '아직까진 들을 만 한데 성적 어떻게 주시는지 보고 평가가 갈릴 것 같아요'라고 대놓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교수님의 수업방식 혹은 수업내용보단 본인 성적만 중요한 것이다. 성적에 따라 교수님에 대한 평가가 갈리다니 ㅋㅋ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없다. ‘네가 그런 것이다’. 비단 그 학생뿐만 아니라 에브리타임이라는 대학생 커뮤니티 강의 평에도 종종 있는 말이다. 흔히 ’ 학점치유‘ 또는 ’ 학점 잘 받아서 강의 별로 인데도 평 좋게 씀‘이라는 글들이 꽤 많이 있다. 나의 모든 글들은 내 상상에서만 쓴 글이 아니다. 물론 각색한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사실 내용을 그대로 쓴 것들이다. 사회엔 또 '금융치유'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우리가 사는 현실은 영화보다 더 잔인하고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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