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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책

[책 후기] 빠르게 실패하기 + '하고 싶은 것'이란?

by Quantum_H 2023. 4. 23.

어느 때부턴가 Just do it이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일단 생각을 멈추고 그냥 하는 것이다. 이런 마인드를 갖고 살아온 지 몇 년 되지 않았다. 아마 2019년 여름방학 때부터였던 것 같다. 삼반수를 준비하면서부터? 누가 뭐라 하던 신경 쓰지 않았었고 하고자 마음먹었던 일들은 '그냥 했던 것'같다.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사실 내가 말하는 '하고 싶은 것'들은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뭐 '해외여행 가기', '명품 옷 사 입기', '비싼 음식 먹기' 등등 물질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의 내가 이뤄내고 싶고 노력하고 싶은 일 그 자체를 하고 싶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전에는 '시간이 없어서...'라는 표현을 자주 썼던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시간이 정말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러나 이제 나는 무엇인가 하려는데 '시간이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일을 진짜 좋아하거나 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만해 보일 수도 있지만 다음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그 일을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낼'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고 그 또는 그녀와 데이트가 잡혔다고 해보자. 또 우연찮게도 그날엔 좋아하는 게임 결승전이 열리는 날이었다고 해보자. 이때 당신은 그 이성에게 '시간이 없어서 다음에 보자'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그 둘 중에 선택하는 일은 '당신이 더 좋아하는 일'이다. 둘 다 좋아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다 갖을 수 없기에 선택의 문제에 빠진다. '현실이 이래서~'라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결국 선택도 본인이 하는 것이기에 '현실을 만족시키기 위해 더 하고 싶은 일'을 하려 하는 것이다. 물론 세상엔 예외가 어디에나 있기에 정말로 바빠서 시간이 부족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적어도 일론처럼 1주일에 100시간 이상 일만 하는 사람정도는 돼야 할 것이다.

 결국 하지 못한 일 뒤에 붙는 말들은 핑계에 불과하다. 그냥 그렇게까지 투자하고 싶은 일이 아닌 것이다. 그때 선택한 당신의 일보다 말이다. '욕심'을 버리면 거의 모든 것이 해결된다.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었기에, 할 수 없었던 일에 대한 스스로 합리화를 하며 부담을 덜고 싶은 것이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잃어야 한다.' 이건 진리이다. 무엇인가 다 갖은 것 같고 잃지 않았다고 생각해도 '시간'만큼은 흘러간다. 나는 내가 '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정말 여러 가지를 포기해 왔다. 이 시간에 다른 일도 할 수 있었고, 누워서 넷플릭스도 볼 수 있었고, 친구들과 술 마시며 놀 수도 있었고, 게임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를 전부 포기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을 하려 했다. 나도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선 얻은 것이 있겠지만 앞에 말한 예시들 중에서 얻을 수 있었던 또 다른 가치를 잃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련은 전혀 없다.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에. 어떤 일을 하지 못한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고 욕심 때문인 것이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이렇게 해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나를 도와줬던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이다. 가족, 여자친구, 친한 친구 등이 나를 도와줬다. 특히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이 제일 감사하다. 나는 기본적인 생활양식만 충족하면 그 이상은 필요 없는 사람인데, 그 필수적인 생활양식 이상의 지원을 해주신 덕분에 지금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필수적인 생활양식을 얻기 위한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기에 그 시간을 아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원을 받는 것은 정말 큰 행운임이 틀림없다. 기초적인 생활이 불가하다면 그 생활 수준을 먼저 끌어올리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 이상을 유지하는 사람들 중에 '경제적 자원'이 부족해서는 어찌보면 핑계일 수도 있다. 휴대폰은 비싼 거 쓰고, 옷 쇼핑은 맨날 하고, 술자리는 좋아하고, 담배도 피우고, 게임에 돈을 쓰고, 화장품에 돈을 쓰는 것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오류를 스스로가 범하고 있다. 최소한의 삶의 생활양식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지만 앞의 내용과 같은 일은 '굳이 필요 없는 것들'이다. 이것이 굳이 필요 없는 것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냥 저게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인 것이다. 아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보다 저러한 요소들이 더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며 쭉 살아오던 중 책 하나를 읽게 되었다.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빠르게 성공하기', '빠르게 완벽해지기'도 아니고 빠르게 '실패'하기라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실패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것을 '실패'라고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무엇인가 시도한 사람만이 갖을 수 있는 특권이 '실패'라고 말한다. 납득 가능한 말이다. 나도 사회적으로 말하는 큰 실패를 두 번이나 맛봤기에(현역수능, 재수)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사실 나는 큰 두 번의 실패 중 현역 수능 때는 실패라고 생각했지만 재수 때는 실패라고 생각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과거는 미화될 수 있기에 그 부분을 제거하더라도 생각은 똑같다. 오히려 얻은 점들이 너무 많았고 그런 점들이 지금까지의 나를 만들어왔다. 본인이 실패라고 여기지 않는다면 실패는 없는 것이다. Who cares?

 사실 이 책도 여러 자기개발(계발)서 중 하나이지 않냐?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런 편에 속한 것 같다. 독서에 빠져들기 시작한 초창기에 읽었던 많은 자기 개발서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중 하나를 추천해 달라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 다면 나는 단연코 이 책을 추천할 것이다. 일단 자기개발서는 무엇보다도 '실행'하기가 쉬워야 한다. 정말로 많이 쉬워야 한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 담겨 있더라도 백날 자기 개발서를 읽어봤자 본인이 실행하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사실 실행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단점 같은 습관들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데 단 한 권의 책을 읽고 이전과는 다른 나를 만드는 것은 더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

 이러한 면에서 '빠르게 실패하기'는 본인의 인성을 바꾸라고 하지 않는다. 그냥 어떠한 일이든 하고 싶은 일을 빠르게 시작하라고 이야기한다. 생각을 멈추고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다. 그다음 '실패'하는 것이다. 이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울 것이고 그 배움은 당신을 또 다른 도전과 실패로 이끌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중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포인트들을 이야기해 주고 싶다. 아직은 때가 아닌 사고방식, 실패의 재정의, 하루 5분, 생각이 당신을 멈추게 한다, 최소한의 투자로 행동을, 아이디어를 위한 행동을 등의 소챕터들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꼭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게으른 완벽주의자'에 대한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상 누구나 한 번쯤은 '게으른 완벽주의자'였을 것이다. '완벽주의'란 특히 우리나라에서 더 심한 것 같다. (없는)'정답'을 빨리 말한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고 어떤 일을 완벽하게 해낸 사람들 많이 인정받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단 하나의 정답 찾기 싸움만 하는 초, 중, 고 시절을 거쳐 똑같은 '증기기관의 부품'이 되어간다. 또한, 무언가를 잘 해내고 싶은 마음도 누구나 가지고 있기에 일을 잘하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완벽주의'는 우리와 떨어지기 힘든 '주의'이다. 실패가 쉽게 용납되지 않는 사회이기에 더더욱... 게으른 건 동물들의 본성 중 하나인 것 같다(과학적으로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동물들도 노는 것을 좋아하고 뒹굴뒹굴 말이다. 아무리 개미들이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한다지만 개미들을 연구한 박사에 따르면 개미 집단 중 10%만이 일을 한다고 한다. 더 웃긴 건 그 10%중 또 10%만 일을 열심히 한다고 한다 ㅋㅋ. 즉 99%는 논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게으른 완벽주의'는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당연함 속에서도 다른 것을 추구하는 존재이기에, 그 추구하는 것을 위해 달려간다. 이럴 때 '생각'은 독이다. 생각은 시작하기 위한 생각만 필요하다. '생각'에 빠지면 빠질수록 그 일을 할 동기 또는 열정을 잃기 쉽다. 흔히 말하는 '현실의 벽'만 점점 높아지기에. 그냥 해라! 단 최소한의 투자로 말이다. 요리가 하고 싶다 해서 고급 재료와 비싼 장비가 있는 5성급 호텔에 꼭 가야 하나? 그냥 지금 집에서 해보면 된다. 요즘엔 유튜브도 잘 되었으니. 또 가수가 되고 싶다고 꼭 노래자랑에 나가야 하나? 집 근처 코인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종종 부르고 잘 불렀다고 생각한 노래들은 유튜브 채널에 올리면 된다. 또 물리 공부가 하고 싶다고 꼭 물리학과에 들어가서 시작해야 하나? 그냥 물리 책을 사서 미리 읽어보고 하고 싶은 열정이 있는지 바로 테스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최소 비용으로 말이다. 우리의 자원은 무한한 것이 아니기에.

 이제 글을 정리해 보겠다. 일단 무엇이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라! 그 일을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하지 못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하는 일이 더 하고 싶은 일인 것이다. 현실적인 요인을 생각해서 하는 것조차 '현실'을 더 놓고 싶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더 이상 시간이 없다는 핑계뒤에 숨지 말자. 또 경제적인 요인도 마찬가지다. 유명해진 모든 배우가 돈을 넉넉히 벌며 배우의 꿈을 꾼 것이 아니다. 자신의 직장, 지금의 생활 등을 포기해 가며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알바를 뛰면서도 연기를 해왔기에 가능했던 일인 것이다. 일론 머스크, 카다시안 패밀리처럼 돈이 넘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지금의 상황에 감사함을 느끼고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하나의 작은 발걸음이며 더 나은 나를 만들어 줄 것이다. 일단 시작해라. 생각을 멈추고 그냥 해라. 하기 전 갖고있던 두려움이 사라질 것이다. 또 막상 해보니 기대보다 별로인 일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시도가 또 다른 길로 우리를 이끌어 줄 것이다. 생각만 한 자는 절대 걸어갈 수 없는 그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