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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상자/글

낭만을 잃지말자

by LePetitPrinceHong 2023. 2. 25.

※필자가 말하는 '낭만'은 요즘 시대의 '감성'을 말하는 것이 결코 아님을 분명히 한다.

 나는 '낭만'이라는 단어를 매우 좋아한다.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라고 나온다. 이 뜻풀이에서 '현실에 매이지 않고'라는 말이 가장 마음에 든다. 지금까지의 삶을 살아오면서  '현실을 파악해라',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라'등과 같은 현실적인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것 같다. 생존에 있어선 '현실'이란 요소는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요소일지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한다.

재밌게 봤던 헬퍼 웹툰!

 '인간다움'에 대한 정의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인간다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낭만'이라고 생각한다. 낭만을 잃으면 인간은 죽는다. 몸은 살아 움직이겠지만 그냥 '매트릭스' 시스템에 속아 살아가는 것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매트릭스 속에 살고 있을지 어떻게 우리가 알 것인가? 사람들은 자신이 영원히 살 것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 더 나아가 우주의 역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 본 사람들은 이 인생이 찰나의 순간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사는 현실은 지금 우리 앞에 존재하는 현실이기에 무시할 순 없다. '현실'을 부정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현실'에 속아 낭만을 잃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과연 낭만이 개인의 삶에 주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 일까. 나에게 낭만은 정말 큰 요소이다. 그저 사회가 정해놓은 루트, 학생 땐 '입시공부'->대학생 땐 '학과공부'-> 취업-> 30살쯤 결혼-> 자녀-> 죽기. 이 루트가 나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자신이 진정으로 '생각'하고, 위와 같은 삶의 방식을 따르는 것과 그냥 남들도 다 그렇게 살고 이게 '현실'적인 방법이니와 같은 단순한 생각은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사회 구조 시스템이 가장 큰 문제였음은 분명하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온 기득권들의 결과이다. '음모론'을 100% 신뢰하진 않지만 음모론이 무서운 이유는 아직 '음모'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설마 그러겠어?'라고 생각하지만 설마가 진짜가 된 경우가 세상엔 넘쳐난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사회로부터 많은 억압과 통제를 받아왔다. 인간을 control 하는 것이 지배자들이 자신의 이윤을 추구하기 위한 가장 편하고 기본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흔히 어른들도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그러면 안돼"라는 말을 많이 했었다. 이유가 있다면 이해라도 하겠다. 그러나 "그냥 안된다"라는 게 어른들의 가르침이다. 그들도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고 그런 문화 속에 살아왔다. 또, 막상 크고 보니 그게 관리하기 편한 것이다. 단적인 예로 군대. 이병, 일병일 땐 상병 병장들로부터 부조리를 당하거나 힘든 일을 많이 겪는다. 그들 중 몇 명은 생각한다. "내가 선임이 되면 절대 안 그래야지. 싹 다 바꿔야지". 그러나 그들이 똑같은 위치(권력)에 다가갔을 때쯤엔 그 마음들은 다 사라진다. 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똑같이 관리하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를 보더라도 국회의원 또는 사회에 영향력을 가진 기득권이 되기 전에는 누구나 '낭만'적인 말을 하고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막상 그 자리에 올라가면 '굳이 나만 힘들게 이렇게 해야 할까?'라고 생각하고 입을 싹 닫는 사람들 천지다. 결국 그들은 그러한 탓을 '현실'로 돌린다. 자기가 나쁜 사람이 아니고 자기가 거짓말한 게 아닌 것이다. 그저 현실을 핑계로 대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추진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그런 점에 있어서는 존경한다.

 한 번만 스스로 생각해 보길 바란다. '현실'적으로 살아가라는 사회의 억압을 통해 살아온 지금 현실이 정말 행복한지. 행복한 사람들은 그대로 살아가면 된다! 그러나 본인도 행복하지 않으면서 또 다른 사람한테 그렇게 강요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지. 나는 정말 이 짧은 삶에 개인적 욕심, 미련 따위가 많이 없다. 소비도 정말 안 하는 편이다. 그냥 먹고 자고 입을 수 있는 최소한의 옷만 있으면 나는 충분하다. 하기 싫은 일 백날하며 돈만 벌다 죽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은 무조건 가능하다. 이 꽉 깨물고 나머지를 포기하고 목표한 일에 몰두해 본 경험이 너무나도 많다. 또 그 과정과 결과 끝에 그것이 '가능함'도 많이 느꼈다. "네가 현실을 안 당해봐서 그래", "너가 인생을 덜 살아서 그래"라는 말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난 그냥 이렇게 살다 죽을 거다. 남들의 조언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정답이 아니다. 인생에 정답이 있었다면 모두가 그 방식을 따랐지 않겠는가? 

 "낭만"과 "현실"은 모순되는 말이 아니다. 기회비용과 기브 앤 테이크 개념이 있다면 더더욱 말이다. 현실에서 욕심을 줄이면 너무나 쉽다. 남들처럼 명품 자동차, 한강뷰아파트, 명품백을 사거나 비싼 음식을 먹는 욕망이 진정 자신 스스로에게서 나온 것인지가 중요하다. 남을 보고 그렇게 느끼는 건 '자신의 마음'이 아닌 거다. 이건 정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명품백이 이 세상에 없었다면 본인 '스스로'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내가 만약 열대우림에서 사는 부족에서 태어났더라면 한강뷰 아파트가 중요할까? 지금으로부터 2000년 뒤에 태어난다면 "아이폰"이 필요할까? 말이다.(아이폰은 살아남을 지도 ㅋㅋ) 본인 스스로가 필요한 것에 대해서만 생각한다면 어려울 게 없다.  그냥 다 갖고 싶은 마음을 포기 못하는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나도 저거!! 나도 이거!!! 사회적으로 어울려 살아가는 게 인간이기에 타인은 어쩔 수 없는 존재이지만, 다른 의미에서 자신의 진정한 삶을 방해하는 '타인은 지옥일 수'있다.

 짧게 살다가 죽을 인생, 1만 년 뒤 역사책 속에 단 한 줄로도 남겨질까 모르는 지금의 약 100년 동안의 삶. 우리 모두는 어렸을 때 희망과 호기심이 가득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땐 내가 이 세상 최고고 무엇이든 할 수 있어 보였다. 그러나 점점 자라면서 이러한 가슴속에 '낭만'들은 마음속에서 사라진다. 내가 철이 든 게 아니고 이 '현실'이 애초에 문제였던 건 아닐까? '교육'과 '사회시스템'은 세상에 던져진 존재인 우리에겐 너무나도 중요한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 한 편을 소개하며 글을 마치겠다.

무지개-윌리엄 워즈워드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어른 된 지금도 매한가지

나 늙어서도 여전히 그러할 것이네.

만약 그러하지 않는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노니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숭고함 속에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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