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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대학

첫 창업 프로젝트 후기

by LePetitPrinceHong 2024. 6. 30.

 언젠간 창업을 꼭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누구나 그렇듯이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아이템만 있으면 창업하지'라고 말만 할 뿐이다. 당신이 사업을 할 정도로 좋은 아이템이 있었다면 당신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먼저 하지 않았을까? 인간의 본성상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안정적인 것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 대부분이 창업이라는 무대에서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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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실행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의 나는 그럴 용기도 그리고 능력도 없었다. 능력이 크게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난 뒤부터 능력을 기르는 것에 초점을 두며 살아왔다. 예를 들어, 독서를 통한 인간과 삶의 본질 파악, 여러 기업들의 성장 방식 및 기업가들의 스토리 공부, 인내심 기르기, 목표를 설정했으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정한 목표 행하기 등 지식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생활 태도적인 측면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경제학과 물리학을 공부하면서 학문적인 측면 능력도 이전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이제 남은 것은 'JUST DO IT'이었다. 

 2024년부터 올해에는 꼭 작은 아이템이더라도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여러 사람들도 만나보고 또 여러 프로그램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중 창업과 가장 직결됐던 프로그램은 종강을 하고 참여한 창업 프로젝트였다. 이틀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매우 짧은 프로젝트였다. 무작위로 팀원들과 즉석에서 창업 아이템을 선정하여 그것에 대한 발표 및 아이디어 구체화까지가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었다. 수많은 창업 프로젝트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프로젝트였지만 나에겐 큰 도전이었다. 실전 무대에 발을 내민 첫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참여했던 창업 프로젝트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학교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와 서울 모 작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투자자)와 협업하여 학생들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젝트였다. 학생들은 약 40명 정도가 참여했고 관계자 분들은 첫날엔 꽤 많이 계셨지만 둘째 날엔 소수 인원 빼고 계시지 않았다. 조는 오는 순서대로 랜덤 하게 조를 짰으며 나는 혼자 참여한 사람이라 아는 사람이 전무했다. 팀원과 만나 프로젝트에서 제시하는 방향성에 맞게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여 사업 구체화 전략을 세운 뒤 둘째 날에 발표를 하고 평가를 받는 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그곳에서 만난 멘토분들은 모두 쟁쟁한 경력을 갖고 계신 분들이었다. 창업이라는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들이었으며 각자의 사업을 하고 있는 CEO분들도 정말 많았다. 기업가치만 4500억 인 기업 CEO도 계셨다. 엄청나게 큰 사업을 하고 계신 분이 많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멘토분들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기업들을 운영하고 계셨다. 그들에게서 약간의 도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강의실에서 진행됐는데 커피, 다과 등 여러 간식거리도 준비되어 있었다. 점심으로는 햄버거 세트가 제공되었고 저녁으론 치킨 협찬을 받았다. 둘째 날엔 학교 근처 중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런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인데 끼니까지 제공이 되어 더욱 신기하고 감사했다. 

 프로젝트 중간중간 멘토들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내가 평소 궁금해하던 질문들을 하며 궁금증을 해소해 나갔다. 이에 대한 내용은 글 후반부에 써보겠다. 우리 팀원들은 모두 속해있는 과가 달랐다. 그래서 그런지 서로의 아이디어가 너무나도 달랐다. 처음 만난 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언쟁이 있어 조금 놀랐다. 

 인생의 방향성 혹은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이랑 시작해도 중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이 사업이다. 하지만 우리 팀은 서로가 가치관을 공유해 본 적도 없고 만난 지 약 2시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두가 동의하는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나도 그동안 살면서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에 추가 보충을 하여 이야기를 해봤지만 팀원들은 그다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아 일찌감치 나의 생각들을 포기하였다. 

 포기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이 프로젝트가 뭐 한 달 혹은 몇 달간의 프로젝트였다면 나의 뜻과 방향성을 팀원들에게 계속해서 알려줬을 것이다. 하지만 단 이틀간 진행되는 행사에 내가 내 의견을 계속 피력하면서 고집불통인 사람이 되는 게 싫었고 또 가장 큰 이유로는 솔직히 말하면 팀원들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팀원들도 나중에 인정한 사실이지만, 나는 사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템, 팀원보다 "왜 그 사업을 굳이 네가 해야 해"라고 생각한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업 아이템들이 넘친다. 어떤 아이템 사업을 선정했다면 그 아이템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본인 스스로 확실한 납득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그 좋은 아이템 사업을 '왜 굳이 네가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도 스스로에게 100000% 납득을 시킬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아이템이 좋아서 사업이 잘될까 봐 또한 좋은 이유긴 하지만 사업이란 승승장구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위기의 순간 자신에게 큰 의지와 비전이 없는 목표라면 쉽게 무너질 수도 있고 또 동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밑바닥까지 갔을 때도 버틸 수 있는 힘은 '자신에게 부여된 일종의 책임감'이라고 생각한다. '왜 다른 수많은 똑똑한 사람들도 아닌 네가 그 일을 해야 해'가 본인 스스로에게 1000000000%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설득할 수 없을 것이고 더 나아가 투자도 받지 못할 것이며 본인도 언젠간 '회의감'이 들 확률이 높을 것이다. 

 나는 그러한 사업 아이템을 팀원들로부터 듣고 싶었다. 나는 내 아이템이나 생각들이 이와 같았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란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이러한 생각들을 몇 년 전부터 해 온 사람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맞았다. 나를 제외한 다른 팀원들은 창업을 하고 싶긴 한데 뭐 좋은 아이템이 있으면 하는 거고 아니면 다른 일을 해도 된다는 사람들이었다. 심지어 이 프로젝트 또한 '경험'을 쌓고 싶어 참여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나랑은 방향성과 가치관이 잘 맞지 않았어서 아이디어 선정에서 내 의견을 강력하게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서로 상처를 받거나 기분이 상하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물론 이후에 기분이 상한 팀원이 하루 만에 나가버렸다 ㅠ)

 결국 팀 CEO 한 명을 정해 그의 의견에 따라 하기로 정하였다. 우리 팀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사업 아이템을 선정하였다. 자세한 분야가 있긴 한데 오늘 글은 사업 아이템에 대해 자세히 쓰는 글이 아니라 생략할 것이다. 나는 한 번도 해보지도 않은 재무를 담당하였고(경제학과라는 이유로 팀원들이 시켰다 ㅋㅋ) 각자의 역할에 맡게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나도 중간에 나간 팀원만큼은 아니지만 동력을 많이 잃었었다. 그냥 팀에서 필요한 것들을 찾아주고 작성할 뿐, 그 이상의 노력을 들이지 않았다. 발표 20분 전까지 우리 팀의 PPT는 거의 백지였다. 20분 동안 여자 팀원 한 명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해 PPT를 만들어냈다. 또 CEO가 발표를 하였는데 정말 놀랬다. 이런 프로젝트를 한 번도 해본 적도 없고 발표 또한 해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발표를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잘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와 발표 엄청 잘한다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우리 팀의 CEO는 어나더 레벨이었다. 그냥 발표를 워낙 잘했거나 혹은 연습을 통한 잘함이 아닌 처음 하는 사람치고 말이 안 되는 발표였다... 목소리에 단 하나의 떨림도 없었고 질문도 전부 잘 대답하였다. 재능러를 본 순간이었다. 

 결과적으로 7팀 중에 우리 팀이 3등을 했다. ㄷㄷㄷㄷㄷㄷ 정말 기대하지 않던 결과였다. 우리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상은커녕 꼴찌를 피하고 싶었고 또 상을 받더라도 4등이지 3등은 예상치 못했었다. 다 우리 CEO와 PPT를 담당했던 팀원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우리 팀이 솔직하게 말해 1등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나는 이 창업 프로젝트가 정말 뉴비들 신참들만 와서 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우리 조를 제외한 모든 조들의 대부분 팀원들의 이력이 장난 없었다. 창업 경진대회 수상 경력은 기본적으로 하나씩 깔고 들어갔고 컴공 개발자 이력에 몇몇 사람들은 사업자까지 낸 사람들이었다. 진짜로 창업을 해 본 혹은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았고 이러한 프로젝트에 정말 많이 참여했던 사람들 투성이었다. 직접 등록한 특허까지 가져온 사람들도 있었다...

 이는 마지막 시간 발표 PPT에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에 반해 우리 팀은 이력이라 할게 전무했다. PPT에 이력을 쓰는 부분이 있었는데 쓸 말이 없어 서로의 학과만 기재하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정도로 우리 팀은 이상하게도 무이력이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전에 팀을 짜온 곳들도 있었다. 그런 팀들이 가득한 프로젝트에서 3등은 나에겐 1등과 다름없었다.


 이제 느낀 점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고 글을 마치려고 한다.

 첫째, 사업엔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멘토들의 말이 제각각이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서로 살아온 배경이 다르고 가치관, 성격, 취미, 자산 등 천차만별이다. 그러다 보니 멘토님들의 의견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고 어떻게 사업이라는 것을 운영해 나갈지에 대한 판단은 스스로 하는 것이다. 조금 잘되고 있는 사업을 어떤 사람이 그대로 베껴서 한다고 해도 그 사업이 똑같이 잘될지는 미지수다. 사업가마다 생각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생각은 나 스스로 내면에서부터 나와야 한다는 것을 확인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역시 정답은 없고 본인 소신껏 살아가야 한다.

 두 번째, 사업은 비즈니스다. 이 말이 무슨 말이냐면 나는 우리 조 CEO의 사업 아이템에 큰 흥미가 없었다. 하지만 어찌어찌 프로젝트를 만든 결과 심사위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아 3위까지 하였다. 이 심사위원분들의 평가가 큰 의미는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이 사업 아이템이 다른 아이템보단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하에 좋은 점수를 주셨던 것이다. 아무리 내가 스스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사업이라도 투자자들에겐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돈을 잘 버는 사업과 비교해 봤을 땐 돈을 잘 버는 사업이 '진짜 사업'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업은 사업성 즉, 어떻게 돈을 벌건데? 가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이에 대한 고민은 계속해서 해 봐야 할 문제다.

 마지막, 정말 창업을 하루빨리 '실행'해야겠다고 다짐했다. 8월 중순까지는 일정이 있어 조금 어려울 것 같고 이전까지 열심히 준비하다가 개강 전 8월 중순에 조금이라도 일단 실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전 글에도 쓴 적이 있지만 대학생 때 작더라도 도전을 해 보는 것에 의의를 두며 진행해 볼 예정이다. 창업 관련 글은 티스토리에 올리진 않을 것이지만 결과가 어느 정도 난 뒤에는 올려볼 예정이다!

 처음 창업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후기를 써보았다. 많은 훌륭한 멘토들로부터 좋은 의견을 들을 수 있어 감사했고 또 우리 팀과 같은 소중한 인연을 만날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은 기회였다. 앞으로도 팀원과 가끔 만나서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끝으로 가장 도움이 되었던 말은 '글로벌 진출'이었다. 아직 사업을 시작을 안 했더라도 목표 시장은 글로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적극 동의하였다. 굳이 글로벌이 아니더라도 지역에서 어느 정도 성장해도 잘 먹고 잘 살 수는 있지만 그것이 목표가 아니고 더 큰 무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펼치려면 우리나라는 너무나도 작다. 나도 곧 글로벌로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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