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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상자

나는 무슨 권리로 이렇게 지내는가

by LePetitPrinceHong 2021. 2. 12.

친구와 연락을 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의 삶이란, 온갖 우연성으로 이루어진 나,
'던져진 존재'로서의 삶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sns에 글을 남길 수 있는 것도, 편안한 침대에 앉아 쉴 수 있는 것도, 문 밖에서 들려오는 tv소리도 행운 그 자체였던 것이다.

정말 운 좋게도, 부유하진 않지만 부족함없이 살아갈 수 있는 가정에서 태어난 것 자체부터가 행운의 시작이었다.

나보다 덜 여유로운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감정을 100%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 자신이 더 초라해진다.
무슨 이유에서 내가 지금과 같은 가정에서 태어났는지 그 누구도 설명할 수 없다.
한낱 빈민촌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 비하여 운이 조금 더 좋았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애초에 나는 특별한 능력도 없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였던 것이다. 이러한 나의 생각들은 내게 '우월감'을 주기는 커녕 내 자신을 점점 더 초라하게 만들어갔다.
짧은 상념의 시간이었지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몰랐던 나의 생활을 다시금 바꿔놓았다.

정말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늘 '남들에게 베풀며 겸손하게 살아야지'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해봐도, 가끔은 나의 업적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업적은 내가 스스로 이뤄낸 '업적'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내가 스스로 이뤄낸 '업적'은 죽을 때 까지도 없을 것이다.)

'능력주의' 시대 속에서 살아남고 싶고 타인으로부터 나의 실력과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나를 점점 '악마'로 만들어갔다. 이러한 치기어린 나의 생각들이 나 자신을 파멸의 끝으로 몰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하고 싶은 말이 넘치지만 이만 줄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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