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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드라마

[드라마 후기] 퀸스갬빗

by LePetitPrinceHong 2023. 2. 9.

※ 드라마 후기를 쓰는 거라 스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ㅎㅎ

표정 ㄷㄷ,, 진짜 여주 최고

 그 전 피드에서 잠깐 얘기했었는데, 얼마전 여자친구와 '퀸스갬빗'을 정주행했다. 작년쯤인가 동생이 재밌어보인다고 봐보라고 추천해줬었는데 그 당시 다른 드라마와 컨텐츠에 빠져있었어서 볼 시간이 없었다 ㅋㅋ 최근 1년간 봤던 드라마들 중 가장 재미있게 본 것 같다.


 주인공 '엘리자베스 하먼'은 어렸을 때, 보육원 관리인으로부터 체스를 배우고 체스 영재가 되었다. 지역 체스인들을 모조리 격파하고 US오픈이라는 미국 대회까지 쓸어버린다. 초반에 승승장구 하던 하먼은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양엄마가 돌아가시면서 점점 멘탈이 약해졌다. 또 여러 시련들이 겹쳐 그녀의 삶이 '나락'으로 갈 지경이었다. 그러나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고 다시 일어나 체스 최강국이었던 러시아의 '보르고프'를 꺾고 드라마가 끝이 난다.

 '퀸스갬빗'은 총 7편으로 되어있다. 스토리의 몰입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봤다. 스토리의 짜임도 완벽했다!(중학교 때 배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구조 ㅋㅋ)


 느낀점을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겠다.

1. 하먼의 '천재성'은 뛰어났다. 하지만 '노력'을 더 많이했다.

 가끔 TV나 인터넷을 보다보면 '천재' 혹은 '영재'들이 나온다. 그들은 어떠한 한 분야에 정말 최강의 실력을 지니고 있다. 어렸을 때 부터 타고난 '탤런트'를 발휘해 그들의 능력을 보여준다. 물론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겐 각각의 '탤런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상대적인 정도만 약간 다를뿐이다. '재능충'이라는 말이 현실에서 많이 쓰인다. 누구는 며칠을 고민하고 노력해서 목표에 닿을까 말까인데, 누구는 몇 시간만에 해내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그리 말한다. 정말 어딜가나 예외는 있기 때문에 극히 드문 케이스로 '찐 재능충'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재능충' 또한 그들이 살아온 배경, 환경, 습관들이 그들을 능력 있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과학계에선 유전자가 모든 것을 정한다고 하는 주장도 있는데, 팩트일 수도 있지만 인생이 너무 허무해지기 때문에 믿지 않는다) 주인공 '엘리자베스 하먼'도 체스를 처음 배울 때 많은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체스를 즐겼으며 온종일 머릿속으로 체스판을 상상하며 체스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또 책도 읽어가며 공부를 했고 온종일 체스에 정말 '미쳐있었다'. 이처럼 그녀도 태어나자마자 체스 여왕이 된것이 아니다. '시간'을 그만큼 투자한 것이다. 밤을 새가며까지 체스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있었기 떄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누구나 이정도의 노력을 한다면 1등까지는 아니더라도 1등을 향해 달려갈 수 있다고 믿는다. 또 1등이 될 수도 있다. 영원한 1등은 없기 때문이다.

YOU CAN MAKE IT!

2. '운'은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요소다.

 오직 한 인간의 노력으로만 가능한 일이 있을까? '베스 하먼'도 인생을 포기할 정도로 나락을 갔던 시절에 보육원 친구 '졸린'이 갑자기 찾아왔고, 이후 결승 경기에서 난관에 빠져있을 때에도 그녀와 이전에 체스를 두었던 동료들의 도움으로 그 위기를 좀 더 수월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었다. 이러한 '운'들 중 제일 큰 '운'은 그녀가 '체스 유행  시대'에 태어났다는 점이다. 축구 또는 온라인 게임이 지배하고 있는 현시대에 태어났더라면 그 파급력은 훨씬 적었을 것이다. 내가 지금 티스토리를 쓰고 있는 것조차 내 능력으로 쓰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인터넷을 만들었고 키보드를 만들었으며 와이파이 공유기 등을 만들었기에 내가 티스토리에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생각하다보면 내 능력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외부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는 게 맞지만, 나는 나의 결과가 좋았을 때는 '좋은 환경'이 있었음에 감사함을 정말 많이 느낀다. 만약 지금 지위와 지식 그대로 기원전 몇 천년전으로 돌아간다 가정해보자. 그 자연상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 당시에는 축구를 잘하는 게, 노래를 잘부르는 게, 학력이 뛰어난 게 전부 상관이없다. 그냥 위험 동물을 피해 살아남고 먹고 자고 사냥하고 이런 능력이 전부다. 현 시대 운동선수, 가수, 교수 등과 같은 어느 분야에서 능력을 펼치고 있는 사람들의 노력을 부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들의 노력은 존중받을만 하며 또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각자 능력을 갖출 수 있었던 이유가 오직 '내 능력'뿐인지에 대한 생각은 한번쯤 해봄직하기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출처: Unsplash
GOOD LUCK!

3. 인생은 '평지'가 아니다.

 그 체스의 달인이던 '베스 하먼'도 그녀보다 살짝 더 잘했던 러시아의 '보르고프'와의 경기는 위기 중 하나였다. 그와 한 경기 중 어느 경기에선 그 전 날 본능에 맡겨 놀다가 대회 당일 처참하게 졌다. 그녀는 멘탈이 나가고 알코올에 중독된 상태로 살아간다. 그녀는 그렇게 그녀 자신을 놓아버린 것이다. 정말 그녀의 상황이 너무 안쓰러웠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나도 드라마를 보며 '베스 하먼'의 팬이된터라 그녀의 아픔이 정말 나에게도 전해졌다. 이전에는 엄마의 죽음으로 힘들어 했을 '하먼'을 생각하면 또 마음이 아프다... 또 더 전 이야기로, 친엄마와의 상황들을 기억하는 '하먼'의 심리 상태가 얼마나 힘들었을 지 상상조차 가질 않는다. 이 드라마 속 다른 사람들은, 뉴스 또는 잡지에 나온 그녀의 '체스' 관련된 삶에만 관심이 크다. '하먼'의 인생을 직접 살아보지 않고 밝은 측면만 바라보니 그런 것 같다. 제 3자에겐 행복만 가득할 것 같은 그녀의 삶도 나름의 아픔과 시련이 많은 삶이었다. 이처럼 삶은 평지가 아니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법이다. 항상 행복할 순 없고 항상 슬플수만도 없다. 만약 인생이 잘 풀린다고 생각이 들땐 대비를 해놔야하며, 인생이 잘 풀리지않을땐 희망을 갖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REALITY,,,


 지금까지 '퀸스갬빗'을 보고 느낀 감상평이다. 오랜만에 띵작을 봐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평소 여자친구와 체스를 종종했었는데 퀸스갬빗을 보고 더 관심이 생겼다. ㅋㅋ chess.com이라는 사이트에 계정도 만들었다.ㅋㅋ 닉네임 뒤에 Harmon 붙였다 ㅋㅋㅋㅋㅋ ><. 종종 체스 공부도 해가며 가벼운 취미로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