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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속력(speed)과 속도(velocity) 그리고 인생

by LePetitPrinceHong 2024. 5. 11.

*아직 물리학적 지식이 부족하여 글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으니 감안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리학 내용은 그렇게 어렵지 않은 내용이며 이 내용들을 활용하여 쓴 글입니다.

 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작년 4월부터 물리학 공부에 흥미를 느끼면서 고등학교 물리와 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 물리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속도'와 '속력'에 관한 내용이었다. 아마 물리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내용이자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내용들이기에 가장 처음으로 배우는 내용이지 않을까. 물론, 질량이 뭔지(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음), 시간이 뭔지, 거리가 뭔지 등등을 먼저 배우기는 하지만 '속도'와 '속력' 개념이 물리학 공부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속도'와 '속력'은 무엇이며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개념의 물리학적 개념 차이를 일반인들은 굳이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 물리학 개념들 중 '속도'와 '속력'의 개념 차이를 알고 있으면 인생에도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일상을 살아갈 땐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한다. "와 저 차 속도가 엄청 빨라"와 "와 저 차 속력이 엄청 빨라"의 의미적 차이는 거의 없다. 

 물리학에서 의미하는 '속력'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단위 시간'동안 '이동한 거리'가 '속력'이다.(이 글에선 시간과 거리를 정의하지는 않겠다.) 예를 들어 1초 동안 3m를 간 자동차 A와 1초 동안 4m를 간 자동차 B 중 속력이 빠른 차는 당연히 B다.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거리를 갔기 때문이다. 또한 1초 동안 10m를 간 자동차 C와 2초 동안 10m를 간 자동차 중 속력이 빠른 차는 당연 C다. 같은 거리를 더 빠른 시간 안에 갔기 때문이다. 속력은 이렇게 이동한 거리를 단순하게 걸린 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그러나 '속도'는 '속력'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아주 다른 개념이다. 속도를 정의할 땐 속력을 정의할 땐 쓰지 않았던 '변위'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변위'란 간단히 말해 '처음과 나중 위치 사이의 직선거리'를 의미한다. 사실 이렇게 툭 정의를 해버리면 처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가 쉽게 가지 않을 것이다. 조금 쉽게 설명을 해보자면 100m 달리기 직선 트랙이 있다고 하자.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간다 했을 때의 '변위'는 100m이고 '이동거리' 또한 100m이다. 그러나 '이동거리'는 뛰는 사람이 100m 트랙 위를 갈 때 직선으로 가는지 혹은 옆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가는지 아니면 구불구불하게 이동하며 가는지 혹은 뒤로 갔다가 다시 앞으로 갔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동거리'는 100m 트랙을 갈 때 최소 100m 혹은 150m, 200m, 극단적으로 200km 등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변위'는 달라지지 않는다. '변위'는 무조건 시작점과 끝점을 잇는 직선거리로 정의되기에 100m로 고정이다.

 결론적으로 변위를 통해 정의한 속도는 다음과 같다. '변위'를 '단위 시간'으로 나눈 것이 '속도'다. 또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다. (위에서 들었던 예시) 100m 트랙을 시작점부터 끝점까지 달릴 때 '직선으로 달린 사람 A'와  '구불구불 달린 사람 B'의 '변위'는 동일하다. 중간에 일어난 일들이 어찌 됐든 두 사람의 시작점과 끝점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걸린 시간까지 동일하다면 두 사람의 '속도' 또한 동일하다고 이야기한다. 

 속도와 속력의 개념을 정리하며 물리학적 개념 설명은 마치기로 한다. 예를 들어 A가 100m 트랙의 출발점에 서서 끝점까지 갔다가 되돌아올 때까지의 걸린 시간이 20초라 할 때 A의 '속력'은 (100m+100m)/20초= 10m/초이지만 A의 '속도'는 0이다. 속력과 속도의 개념을 이해하신 분이라면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즉, 속력은 '이동거리'를 계산하여 정의하는 것이기에 왔다 갔다 총 200m를 이동한 것이므로 200m를 20초로 나눠준 것이다. 그러나 속도는 '변위'를 활용하여 정의 했었다. 100m를 왔다가 다시 온다는 것은 시작점과 끝점이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하다.. 따라서 두 점의 직선거리는 0이다. 여러분이 집에서 출근을 한 뒤 퇴근을 했다고 생각해 보자. 출근을 한 뒤 이곳저곳 다니느라 '이동 거리'는 길었겠지만 퇴근 시 다시 집으로 되돌아오기에 변위는 0인 것이다.(시작점과 끝점이 동일)

 추가적으로 더 설명은 하지 않을 테지만 '속력'은 크기만 있고(30km/h) '속도'는 크기와 방향을 포함(서쪽으로 30km/h, 동쪽으로 30km/h, 남서쪽으로 30km/h)한다는 것을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

 + (넘어가셔도 됨) 물리학에서 '속력'은 '스칼라' 값이고 '속도'는 '벡터'다. 속력은 영어로 speed고 속도는 영어로 velocity다. 흔히 물리학에선 '힘'은 '벡터'로 표현되는데 힘은 한글로 번역하면 힘 력자로 번역하여 '력'으로 표현된다. 탄성력, 중력, 전기력 등이 있고 이들은 '벡터'다. 그렇다면 속력 또한 '력'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어 힘과 연관이 되어 있지 않을까라는 자연스러운 생각이 든다. 속도보다 속력이 오히여 '벡터'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속도'와 '속력'에 있어서는 반대다. 나는 이 부분이 처음 물리학을 공부할 때 가장 헷갈렸던 부분이었다. 영어로 받아들이면 헷갈림이 없는데 한글 번역으로 공부했을 땐 정말 헷갈렸다. 지금은 그냥 외웠다 ㅋㅋ. 속력은 '스칼라'고 속도는 '벡터'다.


 '속도'와 '속력'의 차이는 물리학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흔히 인생에서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는 말이 있는데 엄밀하게 말하자면 반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냥 그 말이 그 의미지;라고 받아들이는 게 일상을 살아갈 땐 편하다. 나도 이런 말을 친구들과 이야기할 땐 하지 않는다 ㅋㅋ 근데 찾아보니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음...) '속도'도 크기와 방향을 가지고 있기에 인생에서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고 쓰는 것보단 중요한 건 '속력'(크기만)이 아니라고 쓰는 것이 (조금 더) 확실한 표현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중요한 건 '속력'이 아니라 '속도'다라고 표현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개인적인 의견이다.) 이 두 말에 대한 나의 의견을 정리하고 글을 마무리하겠다.

 첫 번째로 인생에서 중요한 건 '속력'이 아니라 '방향'이다는 정말 좋은 말이다. 아무리 빨리 가도 과연 가는 '방향'이 본인이 추구하는 방향 혹은 본인이 하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말 어떤 게 본질적인 가치인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려가다간 낭떠러지가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달려갈 수도 있다. 내 주변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빠르기'를 비교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본인은 경쟁보단 공생을 원하는 관계인데 경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보고 나도 저렇게 치열하게 경쟁하며 열심히 살아봐야지 하고 노력하는 건 본인에게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굉장히 양심적인 사람이 어떤 권력이나 유혹 앞에 한 번 넘어가게 된다면 그 사람은 이후에 오히려 그 행동이 그를 구속하는 약점이 될 것이다. 본인이 달려가는 혹은 걸어가는 방향이 어딘지 늘 보면서 가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100m 달리기 하는 선수가 400m 달리기도 100m 달리기 때와 똑같이 뛴다면 그는 분명 꼴찌를 할 것이다. 트랙은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앞도 안 보고 빠르게만 달려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또 다른 곳에선 전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본인 스스로 어떤 방향을 향해가고 있는지 잘 탐구해봐야 한다. 

 두 번째로 인생에서 중요한 건 '속력'이 아니라 '속도'다. 내가 만든 말이지만 꽤 괜찮은 말인 것 같다고 (혼자서만) 생각한다. 둘 다 크기는 있다. 하지만 속도는 '방향'까지 포함하며 '변위'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금 통장에 1억이 있다고 해보자. 지금으로부터 5년 뒤 A는 1억이 2억이 되었지만 B는 1억이 10억이 되었다. A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고 흔히 말해 '속력'이 느리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5년이 더 지나 A는 1억이 4억이 되었지만 B는 1억이 그대로 1억 원이 되었다고 해보자. 당신은 누가 되고 싶은가? 분명 속력 측면(이동거리)에선 B가 A보다 빨랐다. 그러나 속도 측면(변위)에선 A가 B보다 빨랐다. A는 1억에서 4억으로 변위가 3억이었지만 B는 1억에서 1억으로 변위가 0원이었다.

 단순 속력만 보고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단기적인 결과에 익숙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기에만 집착한다. 이에 반해, 주식 투자의 구루들이 흔히 하는 말로 자신이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로 다음을 꼽는다.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지 대부분의 사람보다 '오래'투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오래'를 견디지 못해 한다. 주식 구루들은 단기에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슬퍼하지 않았다. 저 멀리 자기가 갈 방향을 계속해서 바라보며 오래 걸어간 것이었다.

 또 이렇게 생각하면 편하다. 어차피 30년 뒤 혹 40년 뒤엔 내 주변엔 나랑 수준이 비슷한, 흔히 끼리끼리 친구들만 남아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첨부한 그래프처럼 검은색은 처음에 빨리 가고 보라색은 처음에 느리게 가고 초록색은 선형적으로 간다. 보라색과 초록색의 입장에선 처음에 검은색이 엄청 부러울 것이다. 그러나 결국 셋 다 1에 도달할 때쯤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점은 모두가 동일하다. 결국 마지막 종착지는 다 비슷비슷하거나 동일한 지점에 도달할 것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는 미래의 일들을 막연하게 두려워해서 혹은 예상하지 못해서 생각조차 하지 않기에 자기 주변 다른 사람들을 보며 급급해한다. 과연 이 그래프를 보고도 그럴 수가 있을까? 결국 '변위'가 동일하다면 '속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1을 넘어선 순간에는 초반엔 제일 느렸던 보라색이 가장 높게 치고 올라간다는 것을 알면 그 누구도 검은색이 되고 싶지 않아 할 것이다. 그것도 1 도달 이전의 초록색과 검은색 간의 차이 그 몇 배 이상의 수준 차이로 벌어진다. 그래서 나는 '끝까지 가면 내가 다 이겨'라는 말을 정말 좋아한다.


 오늘은 물리학에서 배운 내용을 인생이라는 것과 엮어 글을 써보았다. 중간중간 논리적 비약과 여러 오류들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 어떤 의미인지는 글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어렴풋하게나마 공감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물리학 초짜지만 점점 공부를 해나가면서 관련된 내용들을 오늘처럼 친근하게 소개하는 글을 자주 써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