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슨 권리로 이렇게 지내는가

친구와 연락을 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의 삶이란, 온갖 우연성으로 이루어진 나,
즉 '던져진 존재'로서의 삶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sns에 글을 남길 수 있는 것도, 편안한 침대에 앉아 쉴 수 있는 것도, 문 밖에서 들려오는 tv소리도 행운 그 자체였던 것이다.
정말 운 좋게도, 부유하진 않지만 부족함없이 살아갈 수 있는 가정에서 태어난 것 자체부터가 행운의 시작이었다.
나보다 덜 여유로운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감정을 100%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그들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 자신이 더 초라해진다.
무슨 이유에서 내가 지금과 같은 가정에서 태어났는지 그 누구도 설명할 수 없다.
한낱 빈민촌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 비하여 운이 조금 더 좋았을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애초에 나는 특별한 능력도 없이 세상에 '던져진 존재'였던 것이다. 이러한 나의 생각들은 내게 '우월감'을 주기는 커녕 내 자신을 점점 더 초라하게 만들어갔다.
짧은 상념의 시간이었지만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몰랐던 나의 생활을 다시금 바꿔놓았다.
정말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늘 '남들에게 베풀며 겸손하게 살아야지'라고 마음속으로 다짐해봐도, 가끔은 나의 업적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업적은 내가 스스로 이뤄낸 '업적'이 아니었던 것이다.(물론 내가 스스로 이뤄낸 '업적'은 죽을 때 까지도 없을 것이다.)
'능력주의' 시대 속에서 살아남고 싶고 타인으로부터 나의 실력과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나를 점점 '악마'로 만들어갔다. 이러한 치기어린 나의 생각들이 나 자신을 파멸의 끝으로 몰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하고 싶은 말이 넘치지만 이만 줄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