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일상

진짜 일상

LePetitPrinceHong 2023. 10. 8. 15:05

 그동안 티스토리에 웬만한 생각들을 다 적어서 이제는 쓸 소재가 많이 없다. 나의 현재 생각 변화에 관한 일들이 생긴다면 가끔 써보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나의 생각에 관한 글보단 '진짜 일상'에 대해 써보려 한다. 이전에도 한두 번 썼던 기억이 난다! 일상에 대한 글을 쓰지 않았던 이유는 나의 일주일은 너무나도 단순한 하루들이고 반복적인 날들이라, 일주일에 한두 번 여자친구를 만나는 날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번 글에선 10월 1일부터 10월 7일 동안의 나의 삶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볼 예정이다.

START!!!


10월 1일. 일요일

 나는 기독교인이라 일요일엔 교회엘 가거나 서울에선 온라인 예배를 드린다. 그래서 기상 후 그전까지 티스토리를 쓴다. 평소엔 더 일찍 일어나 씻는데, 그 전날 늦게 잠이 들어 살짝 딜레이 됐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티스토리를 쓰기 시작했다. 시간이 살짝 부족해서 일단 임시저장을 해놓고 교회를 다녀왔다. 점심으로는 내가 본가 지역에서 꽤 많이 좋아하는 누룽지 삼계탕을 먹으러 갔다. 역시나 맛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동생과 먹으러 갔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집에 일찍 들어와 티스토리 글을 수정하고 업로드했다. 그날 저녁, 엄마가 부모님 친구 가족과의 약속에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하시길래 빠르게 온라인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꽤 긴 연휴가 있어 학교 수업이 쉬는 날이 많았었다. 그래서 교수님들께서 강의를 찍어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셔서 기간 안에 들어야만 했다. 강의를 후딱 듣고,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다. 2차로 술집에 가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다.(난 거의 듣는 입장) 이후, 아시안 게임 축구 8강전을 해 집에서 가족들과 시청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내일 서울로 올라갈 준비를 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

누룽지 삼계탕

10월 2일.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책을 좀 읽다가 자주 가는 미용실에 갔다. 깔끔하게 머리정리를 한 뒤 집에서 밥을 먹고 서울로 가기 위해 터미널로 갔다. 꽤 긴 연휴를 집에서 보내서 그런지 다시 서울로 올라가기가 싫었다. 약 고향에서의 5일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버스에 탑승했다. 터미널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 꽤 막혔다. 자취방으로 곧장 가서 짐을 풀고 집 정리를 하였다. 그러다 잠깐 여자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다 왔다.

10월 3일. 화요일

 이 날은 긴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다. 내일부터 다시 학교에 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착잡(?)했다. 연휴의 부작용이다. 여자친구도 본가에 내려가있고 동생도 친구를 만난다고 해 혼자 있게 되었다. 사실 혼자여도 원래 늘 잘 지내왔어서 괜찮았다. 동생이 받아온 커피 쿠폰을 들고 커피숍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다. 휴일이라 그런지 지하 좌석도 꽉 차 결국 1층에 있는 작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약 2시간 정도 경제학 전공 공부를 한 뒤, 바로 근처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였다. 원래 운동을 하기 전에 영화를 볼 생각이었는데 운동을 하고 밥 먹고 보기로 했다. 헬스장에선 한 번도 샤워를 해본 적이 없었다. 집에 와서 하는 게 편해서 그랬다. 헬스를 하고 영화를 보러 가야 하기에 씻고 가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개운하게 샤워를 한 뒤 헬스장 근처 분식집에 들어갔다. 고기 국수 곱빼기 하나를 시켜 먹었다. 정말 가끔 먹는 음식 중 하나인데 꽤 맛이 있다. 고기 국수를 먹고도 출출한 나머지 영화를 보며 팝콘을 먹을까 했었다. 팝콘을 먹으면 또 콜라를 먹어야 하는데 요즘 영화관 팝콘과 콜라 가격이 너무 심하다. 영화 값도 너무 비싸, 예매할 때 할인 쿠폰을 사서 싸게 예매를 했다. 팝콘과 콜라 말고 메가 커피에서 딸기라떼를 사서 영화관엘 갔다. 메가커피는 평소 내가 좋아하는 카페이다. 나름 이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에 괜찮은 품질을 보유한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10월 3일 개봉한 '크리에이터'를 보았다. 이 날 개봉한 영화이다. 영화 소재는 AI와 인간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인간끼리도 여러 갈등이 발생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영화를 통해 직접 경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와 관련된 소재의 영상들을 하도 많이 봤어서 그런지 큰 감흥은 없었지만 재밌게 봤다. 영화를 본 뒤 집으로 돌아와 다음 날 학교 갈 준비를 하고 잠에 들었다.

크리에이터

10월 4일. 수요일

 아침에 일어나 공부를 좀 했다. 오늘은 오랜만에 학교를 가는 날이었다. 학교 수업이 6시쯤 끝났는데 그때 서울엔 소나기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가방에 늘 접이식 우산을 들고 다녀서 다행이었다. 학교 건물 문마다 사람들이 바글바글 서 있었다. 우산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비가 폭포처럼 좀 많이 쏟아졌긴 했다. 그래서 나와 동생도 조금 잠잠해지면 집에 가는 것이 낫다 생각을 해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려했다. 하지만 이게 왠 걸,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비도 오는데 마침 그날 저녁 메뉴도 괜찮아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와 동생은 학교 식당에서의 밥을 포기하고 학교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가 햄버거를 먹었다. 오랜만에 먹으니 꽤 괜찮았다. 햄버거 하나로는 양이 안 차, 두 개를 먹었다. 햄버거를 먹고 나니 비가 멎었다. 집으로 돌아와 헬스장에 가 운동을 하고 씻고 잤다.

10월 5일. 목요일

 아침에 온라인 수업을 하나 듣고 집에서 점심을 후딱 먹었다. 수업이 두 개밖에 없는 날이라 약 3시쯤 수업이 끝났다. 이 날은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이었다. 여자친구가 학교까지 데릴러왔다. 학교 근처 동생이 추천해 준 카페에서 아아, 아초, 잠봉뵈르를 먹었다. 잠봉뵈르의 뜻을 처음 알게 된 날이었다. 4시쯤 카페에서 나와 오랜만에 즉흥적인 데이트를 하고 싶어 그 자리에서 갈 만한 곳을 탐색하였다. 그러다 가기로 한 곳이 이태원이었다. 몇 달 전 군대 선임이랑 갔던 곳이 있었는데 여자친구에게 그 식당을 소개해주고 싶어 가게 됐다. 나는 평소 외국 식당을 잘 가지 못했다. 그것이 아무리 퓨전 한식으로 바뀌어 나온다 해도 난 음식에 만큼은 너무나도 보수적이었다. 그런데 선임이랑 간 퓨전 중식당은 나쁘지 않았어서 해외 음식을 좋아하는 여자친구와 함께 가보고 싶었다. 이태원에 있는 '벽돌해피푸드'이다. 가격은 양 대비 비싼 편이다. 식사를 마치고 여자친구가 가보고 싶어 했던 '새비지 가든'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가는 길이 너무 경사가 져있어서 힘들었다. 언덕 천지였다... 여자친구와 이야기를 하며 열심히 올라갔다. 노을이 생길 때쯤이었는데 풍경이 너무나도 이뻤다. 골목에서 발견한 남산타워는 너무나도 이뻤다. 안타깝게 카페가 7시에 닫아 30분밖에 남지 않아 밖으로 나왔다. 정처 없이 걷기 시작했다. 목적지만 정해놓고 걸어가는 삶에서 벗어나 계획 없이 이곳저곳 걸어 다니는 기분도 꽤 좋았다. 평소 보지 못했던 거리와 상점들을 볼 수 있었고 '내가 진짜 세상에 살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이태원에서 술을 먹을까 하다가 둘 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집으로 돌아갔다. 낭만적인 하루였다.

아아, 아이스초코, 잠봉뵈르
골목길 언덕에서 찍은 남산타워와 하늘

10월 6일. 금요일

 점심에 여자친구와 밥을 먹었다. 여자친구가 이 날 저녁 친구와 약속이 있어 그전까지 같이 있었다. 같이 '데블스 플랜'이라는 넷플릭스 신작 콘텐츠를 봤는데 꽤 재미있었다. 아직 3화까지 밖에 보지 못했지만 꽤 잘 만든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지니어스'와 '대탈출'을 만든 감독이 제작한 프로그램이라 그런지 더더욱 재미있었다. 출연진들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모집해서 호기심을 자아냈다. 여자친구는 친구를 만나고 나는 그 근처 '빅이슈' 잡지를 사려고 했다. 그러나 판매원분께서 계시지 않아 안타깝게 빈손으로 집엘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전공 공부와 과제를 하고 잠에 들었다.

10월 7일. 토요일

 오늘은 여자친구와 함께 여자친구 학교 근처에 가서 책을 빌리기로 했다. 우리 학교 도서관에서 빌리려고 했는데 이미 다 대출 중이었다. 교수님이 웃긴 게 교재를 사지 않아도 된다 하셨으면서 과제로 교재 문제를 내셨다. 문제도 안 올려주시고 챕터별 문제 번호만 띡 올리셨다... 책을 빌려 잘 사용한 뒤 근처 카페에서 또 다른 과제를 하기 시작했다. 과제를 하다 보니 어느덧 6시가 되었다. 무엇을 할지 고민을 하다, 마침 어제 여의도에서 불꽃축제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배도 별로 고프지 않아 타고야끼로 대충 먹고 여의도로 가기 시작했다. 노량진에 내렸더니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몇 달 전 이태원 사고로 인해 대비 차원에서 경찰들 또한 엄청 많이 있었다. 여의도 불꽃 축제를 처음 봤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폭죽이 터지는 소리는 웅장했으며 불빛이 만들어낸 형상들은 나의 눈을 사로잡았다. 여자친구도 맨 처음에는 별 기대가 없었지만 직접 가서 보고 나니 엄청 좋아했다. 사람들도 너무 많아 우리는 중간에 빠져나왔다. 9시부터 우리나라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을 하길래 그것까지 보고 헤어졌다. 집에 와서 또 과제를 하다 잤다.

사진에 담기질 않는다.

 아, 아침 교통카드를 찍었는데 1400원이 찍히는 것이다. 나는 이게 무슨 일인가 했다. 알고 보니 지하철 요금이 올라간 것이었다... 이게 무슨... 청년들이 살기 더 힘들어졌다.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문제는 옛날부터 대두된 문제지만 그 어느 정권, 야당 여당 할 것 없이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의 표심을 잃을까 봐. 몇 천억 아니 이젠 조 단위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단다.  서울시 무임승차 연령은 65 세부 터인데 이 기준이 무려 40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건 40년 전 기대수명은 66세였다고 한다. 지금은 기대수명이 83세이다. 17살이 늘어났지만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은 아직 그대로다. 청년 혹은 직장인으로부터 회수 중이다. 지하철 무임승차 나이도 75세 이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 누구도 발언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많아져서 모두가 자신들의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이 돌아다녀야 의료비, 고독비용 등 사회적 비용이 줄어든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 책임을 청년들에게 부과해서는 안된다. 청년들도 직장인들도 살기 힘들고 심지어 지금 세대는 미래에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 조차 '미지수'이다. 그냥 청년들은 부양만 하라는 것이다. 국가의 상황이 변하였으면 자신들이 기존에 돈을 냈더라도 바뀌어야 하는데 그 누구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정치인, 국회의원 등등 무능력과 무지를 겸비했다. 귀를 막고 눈을 감는다. 이런 나라에서 청년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건 세대 흐름에 맞지 않다. 세계 1등 저출산 나라인데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기득권 혹은 기성세대가 포기하지 않으면서 청년들에게 희생을 강요한다. 둘 다 배려를 해야 하는데 본인들은 본인의 삶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이런 나라가 망해가는 일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렇게 1주일간의 나의 생활들을 적어보았다. 최근엔 긴 연휴가 있어 나름 생각정리도 할 수 있었고 푹 쉴 수 도 있었다. 규칙적으로 학교에 다니면 이러한 생각들이 잘 들지 않는다. 그냥 쳇바퀴에 굴러가는 삶만 살뿐이다.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이라도 느끼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일이며 그러한 일들이 쌓여 큰 행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벌써 10월 초가 지나고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해도 약 두 달 반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남은 기간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