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일상

코로나 재감염(?)과 요즘 일상.

LePetitPrinceHong 2023. 8. 19. 23:50

 며칠 전에 여자친구가 코로나에 걸렸다. 같이 있었던 나는 괜찮을 줄 알았지만 여자친구를 만난 그다음 날 왠지 모르게 엄청난 피로감을 느꼈다.(이때까지만 해도 코로나 아닌 줄,,,) 나는 작년 3월에 코로나에 걸렸었다. 그러고선 한 번도 재감염이 된 적은 없었다. 간간히 재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설마 싶었다. 사실, 나도 재확진이라고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목도 아프지 않았고 기침도 없었으며 열도 거의 나지 않았다.

 하지만 '피로감'은 첫 확진때와 비슷했던 것 같다. 코로나에 처음 걸렸을 때 온몸이 정말 피곤했다. 초기엔 기침, 열, 가래도 없었지만 자도 자도 졸릴 정도로 몸이 힘들었다. 기운도 없고 진짜 '육체가 힘든 게 이런 것인가'라고 느낄 정도였다. 다행히 그 당시 군대에서 주말에 증상이 나타나 푹 쉴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기침, 가래, 목통증, 열이 나기 시작했다. 이번엔 하루정도 피곤했던 것 같다. 아무것도 격한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피곤하길래 설마 했었다. 코로나엘 걸렸다 지금은 회복한 느낌이다.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3년째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여자친구는 기침도 심하게 하고 가래도 계속 생기고 몸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여자친구도 재감염이라 처음 걸렸을 때보단 증상이 약하게 왔지만 그래도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도 병원에 가 진료를 받아보았다. 의사 선생님도 이젠 "코로나는 이젠 감기예요"라고 할 정도로 코로나의 위력은 약해졌다. 그렇다고 또 걸리고 싶지는 않다.

 나는 컨디션 저하가 가장 힘들었다. 계속 축 처지는 느낌이고 몸에 힘이 잘 나지 않았다. 7월 말부터 시작한 나의 계획에 약간의 차질이 생겼지만 지금은 다시 진행 중이다. 7월 말부터 오랜만에(?) 공부를 시작했다. 2023년 3월에 복학하면서 이것저것 해보려고 했다.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이기에 재미있는 공부가 없을지 탐색하던 중 '물리'와 조우하게 되었다.(이전 글에  몇 번 소개했었다.) 내 인생에 '물리'는 정말 없을 것 같았던 분야였는데 인생이란 참 한 치 앞도 모른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나는 고등학교 때 문과였다. 1학년 때 사회탐구보다 과학탐구 성적이 잘 나왔지만 내신 수학이 너무 약했어서 아무 생각 없이 문과로 틀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골랐던 것 같다. 평소에 사회 관련 내용보단 과학 관련 내용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 당시엔 성적이 더 중요했었던 것 같다. 더 웃긴 건, 그렇다고 해서 문과에서 잘하는 학생도 아니었다. 그렇게 과학과는 담을 쌓고 지낸 지 약 7~8년 정도 된 때에 '물리'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리에 왜 관심이 생겼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또 하나의 글을 써야 해서 그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한다. '물리' 공부를 하면서 '수학' 공부도 시작하였다. '수학'을 배우면서 수학자들의 위대함에 대해 처음 느껴봤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저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으로 수학을 배웠을 때는 왜 배우는지 모르고 수학을 배웠었다. 그래서 더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원하는 물리 공부를 하기 위해 수학을 배우니 정말 재밌게 느껴졌다. 아직은 베이비 스텝이다. 고등학교 때 미적분 2도 안 했기에 삼각함수, 지수함수, 로그함수, 벡터는 한 번도 배우지 못했던 영역이었다. 문과 수학은 그래도 모의고사 1등급은 나오던 성적이었어서 꽤 괜찮았지만 이과 쪽은 처참했다.

 그래서 2023년 4월쯤부터 이과 수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학과 공부를 병행하면서 열심히 공부했다. 가끔은 너무나도 높은 벽처럼 느껴졌지만 결국 모든 것은 '익숙함'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지내는 나이기에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던 것 같다. 처음 공부할 땐 어렵지만 결국 반복이 성과를 내줄 것임을 믿고 나아갔다. 1학기 동안 노는 시간이 거의 없이 이과 수학을 공부했던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한 공부였기에 힘들지 않았다. 힘들었으면 바로 때려치웠을 것이다. 하지만 '물리'를 공부하기 위해선 적어도 고등학교 이과 수준의 수학 내용은 알고 있어야 편하다는 것을 물리 공부를 하며 느꼈다. 처음엔 물리책에 나와있는 벡터, 사인, 코사인, 적분등은 나에게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그렇게 수학공부와 물리공부를 한 학기 동안 꾸준히 해왔다. 그러고 7월 말부터 2학기 개강 전까지 계획을 세웠다. 대학물리, 미적분학, 경제학 공부를 하기로 말이다. 양이 너무나도 방대하긴 하다. 거의 1년 동안 대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힘을 내야 했다. 내년 3학년 1학기부턴 물리학을 복수전공을 하는데 그전까지 어느 정도 베이스는 닦아놓아야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아무 기본기 없이 듣는 것은 정말 무의미한 짓이고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한 공부였다.

 아직도 정말 어렵고 낯설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쓰는 용어와 헷갈리는 용어도 많이 나오고 또 한국어로 공부해서 그런지 의미가 잘 와닿지 않는 것들이 꽤 있었다. 물리학과의 많은 교과목들이 영어로 이루어져 있는데 영어로 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학문의 학술지와 논문은 영어로 먼저 나오고 또 책 또한 마찬가지다. 그래서 영어로 공부하는 것이 나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물리 뉴비인 나에겐 너무나도 앞서나간 마음이란 생각이 들어 일단은 한국어 전공책으로 공부를 어느 정도 한 뒤 원서를 가지고 공부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그렇게 일반물리학, 미적분학, 경제학을 꾸준히 공부해오고 있으며 또 요즘은 미분방정식 문제를 몇 개 풀고 있다. 처음에는 쫌 괜찮나 싶었는데 '급수해' 파트부터 뇌절이 왔다 ㅋㅋ. 선형대수학도 해야 한다... 수학 공부 해야 할게 너무나도 많다. 처음에는 지금 내가 물리를 공부하려 하는 건지 수학을 공부하려 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었다. 하지만 방향성을 다시 잘 잡고 나아가는 중이다. 물리 공부를 하는 데 있어 수학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수학은 물리를 배우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일단 수학과를 복수 전공하지 않으므로 물리 공부에 더 힘을 써야 할 것이다.


 7월 말부터 지금까지 반복적인 생활 패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침 6시 30분 기상, 7시 30분 출근(?), 저녁 7시 퇴근(?), 운동 및 식사, 밤 11시 취침. 반복의 연속이다. 가끔은 요일도 까먹는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생활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니 말이다. 힘들어도 이 악물고 버티는 것이다. 끝까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한 경험을 나는 수험기간을 통해서 또 게임을 통해서 많이 배웠다. 결국 끝까지 버티면 이긴다.

 오늘 글은 주저리주저리 일상 이야기를 해보았다. 일상이라 할 것도 없는 나의 일상이지만 요즘 내가 하루하루아침에 눈을 뜨는 이유는 다 여기에 담겨있다. 내가 물리 공부를 하게 될 줄 몰랐던 것처럼 앞으로 나의 인생 그리고 여러분의 인생 또한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우리는 이 현실의 찰나를 연속적으로 살아갈 뿐이며 그 길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혹시 지금의 삶이 힘들거나 만족스럽지 않은 분들도 순간순간에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각자에게 맞는 최선의 길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

이전 글에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글에서 본 이야기를 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약간 각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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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캐고 싶어 하는 금덩이가 땅 속에 박혀있다. 그 반짝거리는 금덩이를 위해 모든 사람들이 달려든다. 결국 몇몇은 그 금덩이를 차지하고 즐거워할 것이며 금덩이를 갖지 못한 자들은 실망하며 슬퍼할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땅만 보며 금덩이를 찾는 순간에 그대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아야만 한다. 그곳엔 언제나 당신을 위한 들이 반짝이고 있음을 그제야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