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일상

카페인(커피) 중독에서 벗어나기

LePetitPrinceHong 2025. 5. 9. 08:53

 최근 커피를 끊었다. 원래부터 목표한 것은 아니었다. 시험기간 도중 하루 정도 커피를 마시지 않은 날이 있었다. 그날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즉시 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갑자기 문득 든 생각이 있었다. '한 번 마시지 않고 참아볼까?'

 그러나 이 생각은 나에게 큰 화를 불러일으켰다. 그날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더니 그다음 날이 역대급이었다. 머리를 누가 망치로 때린 것처럼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아팠다. 난생처음 느껴보는 두통이었다. 감기가 걸렸을 때, 몸살에 걸렸을 때 혹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두통, 편두통과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일상생활(그 당시엔 공부)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나는 내 집중력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무너져서 그런 건가 싶었다. 아니면 책을 읽는 게 싫어서 그런 건가 싶었다. 병원이나 정밀 검사를 받아보지 않아서 정확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지만 나는 '카페인 중단 현상'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AI 챗봇에게 관련된 통증을 최근 나의 변화와 함께 적었더니 이런저런 이유들을 알려주었다. 그중 눈에 들어온 것이 '카페인 중단 현상'이었다. 다른 정보를 찾아보니 나와 동일한 경험을 한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머리 아픔의 통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팠다. 그냥 카페인 끊기를 포기하고 두 번째날 커피를 마실까 수도 없이 고민했다. 

 우리 엄마는 커피를 마시지 않으신 날에는 늘 두통을 호소하셨다. 나중에는 두통약까지 드셨다. 아마 엄마도 커피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 것 같다. 엄마의 두통을 경험해 보니 왜 다시 커피를 마실 수밖에 없고 참지 못하는지 알 수 있었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아프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카페인 중단 현상으로 발생하는 증상은 제각각이지만 두통이 가장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나는 이 악물고 버텨보려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번 기회에 커피를 끊고 싶었다. 나는 꽤나 커피를 자주 마셔왔었기 때문에 이 현상이 더 심했던 것일 수도 있다.

 2021년 군대에 있을 때부터 커피를 꾸준히 마셔왔다. 일주일에 3~4번은 기본이고 근 2년 동안에는 거의 매일 한 잔의 커피를 마셨던 것 같다. 집에 커피 머신까지 구비해 놓았으니. 심지어 2샷도 아닌 3샷 4샷을 즐겨 마신 적도 많았다. 그렇게 커피를 많이 마셔도 밤에 잠이 잘 왔다.(지금 생각해 보면 숙면은 아니었다) 피곤한 상태로 일어난 뒤 다시 커피를 마시고 하루를 보낸 뒤 피곤한 상태로 잠에 들었다. 

 나는 커피가 내 몸의 피곤함을 덜어주는 존재라 생각했다. '커피라도 마셔서 이 상태지 안 마셨으면 더 피곤했어'라는 생각을 갖고 지내왔다. 과학적인 근거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와서 생각하는 건 모두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는 것이다. 

 커피가 몸에 작용하는 방식은 호르몬 억제, 혈류 증가 등 다양하다. (과학적인 이야기는 GPT에게 물어보면 더 잘 알려줄 것이다.) 특히 카페인과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의 작용이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커피를 끊어도 카페인 섭취를 아예 끊을 수는 없었다. 우리가 자주 마시는 녹차, 밀크티, 음료수에 카페인이 어느 정도 함량되어있다. 하지만 커피는 끊었다. 커피는 '습관적으로 or 중독처럼' 마셔왔다. 이 습관과 중독은 한 끗 차이다. 거의 본능처럼 커피를 마셨었다.

 커피를 끊은 뒤 느끼는 장점 중 내가 가장 느끼는 큰 장점은 '수면의 질 향상'이다.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수면의 질이 너무나도 달라졌다. 커피를 마실 때는 잠을 자도 약 30분 혹은 1시간 동안 뒤척였던 때도 많았다. 그러나 커피를 끊고 나서는 약 5분 안에 잠에 들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자고 일어나서도 느낌이 달라졌다. 개운하게 잤다고 생각한 적이 꽤 많았다. 물론 늘 개운하지는 않다. 그러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맑아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때는 수면시간이 '증발'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안대까지 하고 자서 그런지는 몰라도 알람소리에 일어나면 7시간이 언제 지나갔나 싶을 때가 종종 있다. 피곤하긴 하지만 막상 일어나면 이전만큼 피곤하지는 않다. 

 커피 혹은 카페인엔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이어트, 간 기능 향상, 집중력 향상 등 다양하다. 그러나 나는 '수면의 질'을 좀 더 우선시하기에 앞으로는 커피를 최대한 마셔보지 않을 예정이다.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을 기준으로 약 한 달 동안 커피를 마시지 않았었다.(스타벅스 쿠폰이 쓸 일이 있어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딱 한 번 마셨다) wow!!! 중독에서 벗어난 것이다. 

 커피를 끊은 동기가 카페인 때문만은 아니었고 '중독'이 문제였다. 어떠한 것이든 중독이 되면 그리 좋지는 않다. 그것에 집착을 하게 되고 사라지면 그것을 찾게 된다. 이런 나를 바꾸고 싶었다.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으로 말이다. 

 늘 적당량의 무언가는 우리에게 좋은 점을 가져다준다. '중독'만 안되면 된다. 게임도 도박도 술도 적당량을 즐기면 큰 해는 없다. (마약과 담배는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나도 커피를 전혀 안 마실 거라 할 수 없지만 현재는 마시고 싶은 생각이 크게 없다. 

 약 4년 동안 나에게 허용된 합법적인 마약이었던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결별을 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한 번 끊으니 모든 것이 너무나도 쉬워졌다. 이 악물고 버티는 방법이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끊을 수 있다면 나는 다른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이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투썸플레이스, 스타벅스가 내가 가장 많이 이용했던 카페였다. 이제 그들을 놓아주려 한다. 아 근데 카페인을 끊고 문제가 생긴 건 카페에 가서 '액상과당'을 섭취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ㅋㅋ 몸에 카페인보다 좋지 않을 수도,,, 차마 카페에 가서 티를 사 먹기가 싫다. 티백의 원가가 너무나도 싸기도 하고 집에서 쉽게 구매해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흑당버블티, 자두샤베트, 망고 스무디, 녹차 라떼 등등은 집에서 해 먹기가 어렵거나 귀찮다.

 액상 과당도 줄여보고 있는데 적당량의 액상과당은 괜찮지 않을까 합리화해 보며 오늘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