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티스토리 & 나의 엄청난 착각
오늘 글은 123번째 글이다. 100개의 글이 넘어가면서 간혹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티스토리가 서비스 종료를 한다면 나의 글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다 사라질까? 아니면 그대로 남아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티스토리를 괜히 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에는 네이버 블로그를 할지 티스토리를 할지 고민했었기 때문이다. 네이버 블로그가 아닌 티스토리를 선택한 이유는 사용자가 적었기도 했고 그에 비례하여 '온라인상 노출 수가 적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나의 글을 온라인에는 올리고는 싶은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 글들을 보는 것에 약간의 부담은 있었다. 소심한 관종 느낌이랄까.
이런 고민들을 하던 찰나, 티스토리가 나의 생각을 미리 알고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티스토리에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기존의 홈페이지 UI와 어플리케이션 UI 및 기능들이 대거 개편되었다. 이로 인해, 나는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다. 아직까진 티스토리가 망하거나 서비스를 종료할 일이 없다는 것!!! 중간에 자잘 자잘한 변화들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티스토리의 큰 변화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았다. (내가 글을 쓴 이후로는 처음인가? 여하튼) 그래서 나는 다시 안심하고 글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선 정말 감사하게도 그동안 많은 분들이 나의 글을 읽어주셨고 티스토리에 방문해 주셨다. 가족들 빼고는 링크를 알려준 적이 없는 나의 티스토리 공간이지만, 우연히 들어온 분들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해드린다.
티스토리 작성의 목적은 단순 '기록 남기기' 용이었다. 일기는 일기장에 쓰는 것이 맞지만 사진 첨부의 용이함, 타자로 글을 작성하는 것이 손으로 작성하는 것보다 편하다고 생각했기에 온라인에 나의 글들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에 글을 올리는 것이 제일 좋냐? 하면 그건 아니라고 답할 수 있다. 가끔은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이 더 낭만 있고 더 소중한 때도 있다. 또한 나는 가족이나 친한 친구 혹은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나의 글들을 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의 진솔한 느낌을 적나라하게 쓰기보단, 글을 점점 조심스럽게 써가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이는 솔직함의 문제와도 연관된다. 솔직한 나의 마음을 가감 없이 온라인에 올리고 싶을 때가 있다.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들에겐 이러한 글들이 미래에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경우로 되돌아올 때가 있지만, 나는 별 상관을 하지 않는다. 뭐 그들도 그 당시에는 그런 마음이 들었고 (진짜든 거짓이든) 그런 글들을 작성하게 된 계기 혹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해서 말이다. 과거의 글들이 본인을 힘들게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글쓴이들의 그 당시 생각이며, 이 또한 우리는 어느 정도는 여유 있게 받아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인간은 누구나 살면서 변화를 하지 않는가? 변화를 하지 않는 사람이 비난을 한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하지만 어제의 나의 피부 상태와 오늘의 피부 상태가 같을 확률은 거의 0%다. 심리적 상태도 마찬가지다.
나도 티스토리에 쓰는 글보다 더 솔직한 이야기를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실명으로는 자신이 없고) 익명으로 써볼까 생각 중이기도 하다. 무슨 주제에서든 말이다.(경찰 조사받으려나? ㅋㅋㅋㅋㅋ)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티스토리에 글을 쓰면서 점점 나의 솔직함이 사회적 시선 혹은 주변 시선에 의해 많이 줄어든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것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나의 티스토리를 보면 알겠지만 되게 심플하다. 프로필 사진 하나에 나머지는 흰 배경이다.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만든 것은 아니고 다 의도가 있었다. 최대한 내 온라인 공간엔 '덜어냄'을 넣고 싶었다. (덜어냄을 넣고 싶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이것저것 휘황찬란하게 혹은 이쁘게 꾸미는 것이 아닌 가장 중요한 것, 즉 본질만 담고 싶었다. 세상엔 뭘 자꾸 채워야만 더 나아진다는 강박이 어느 곳에서나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이것을 사야 하고, 먹어야 하고, 봐야 하고, 다녀가야 하고 등등. 그런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오히려 내 내면을 채워준다는 것을 점점 알게 됐다.
그 결과 (나의 티스토리 말고 다른 티스토리 글들을 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의 글에는 '광고'를 아예 없다. (있다면 개인 설정이나 다른 어플들로 인한 광고일 것이다.) 물론 나의 글이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글도 아니고 티스토리가 네이버의 파워 블로그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아니지만 그래도 방문을 어느 정도하고 사람들이 나의 글들을 읽으면 나에겐 광고 수익이 쌓이게 된다. 그게 몇 천 원이든 몇 만 원이든 광고 기능을 켜두면 그에 비례하여 광고 수익이 쌓인다. 아래 첨부해 놓은 사진을 보면 티스토리에서 활용하는 광고가 한두 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저 기능을 켜두면 나의 글마다 글 중간중간에 광고가 계속해서 뜬다. 뭐 글과 관련된 광고일 수도 있고 읽고 있는 사람이 관심 있어하는 것들에 대한 광고일 수도 있다.
티스토리를 처음 시작하면서 이 기능을 전부 비활성화했다.(맨 처음 티스토리를 시작할 때 이곳에서 광고 기능을 켜라고 홍보했었다ㅋㅋ.) 그 이유는 사람들이 나의 글을 읽으면서 방해받는 것이 싫었고 어느 시대보다 광고를 수도 없이 접하는 시대인 지금, 모두가 그것으로부터 해방되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우리는 쇼핑을 하면서, 유튜브를 보면서, 넷플릭스를 보면서, 인터넷을 보면서, sns 하면서 심지어 집에서는 TV를 보면서 비자발적으로 수많은 광고를 접한다. 나는 광고기능을 모조리 꺼놨으며 그 결과 나의 광고 수익은 0원이다. 몇몇 티스토리 광고 기능을 잘 활용하시는 분들은 한 달에 몇십에서 많게는 몇 백까지 번다고들 한다. 어떻게 보면 그분들이 정말 똑똑하고 이 플랫폼의 활용에 있어서 나보다 훨씬 재능이 뛰어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만든 티스토리는 수익화와 같은 것에는 큰 흥미가 없기에 나의 소신을 지키며 티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끝으로 나의 엄청난 착각에 관련하여 글을 쓰고 오늘 글은 마무리하려 한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젊은 세대는 자신의 나라에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도 그 일부다. 그런데 웃긴 건 내 주변 가장 친한 친구 10명 중 단 1명만 빼고 모두 한국을 좋아한다. 이것만 보면 첫 문장은 일반화의 오류인 것 같기도 하다. 심지어 해외에서 학업을 하고 있는 친구들도 한국에 돌아와 살고 싶어 한다.
내가 한국과 한국 정서를 싫어했던 이유는 '매너가 없어서 혹은 가장된 행위들이 많이 보여서'였다. 어떻게 보면 후자는 솔직함과 연관된 것들이다. 모두가 가면을 낀 상태로 흔히 말하는 '사회생활'을 하거나 인간관계 '유지'에 힘쓰고 있는 문화가 싫었다. 첫 번째로 말한 '매너가 없어서'에 관해서는 할 말이 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과 더불어 매너, 예의에서 유명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본에 가보면 일본과 한국의 예의는 정말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사람이 태어나면 '예의와 매너'를 갖춰야 한다고 교육을 받았던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온 사람이다. 나중에 커서 듣게 된 이야기도, 엄마 쪽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쪽 할아버지 할머니 모두가 남에게 피해를 끼치고 살면 안 된다는 것이 머리에 박힐 정도로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를 하셨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교육에 대해 엄마, 아빠는 약간의 불만을 갖고 계신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착하게 살거나 남을 위하면서 살던 사람들에게 호구가 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사회적 결과'를 막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부를 축적하거나 사회적 위치에 올라간 사람처럼 때로는 영악하게, 남이 피해를 봐도 자신이 올라가야 하기에 눈을 감았어야 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착하게 살아야 한다거나 예의 바르게 혹은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말고 살아야 한다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겐 그 일은 자신을 파괴시키는 일이다. 어떻게 보면 엄마아빠도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받은 것이라 할 수 있지만 현재 나는 '예의와 남에게 피해를 끼치치 않도록 늘 살펴야 하는 삶'이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라고 믿고 있다. (이 글에서 영악하게 혹은 남이 피해를 봐도 상관하지 않고 하는 행동들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꼭 그 행동이 나쁘다고만 볼 수없기 때문이다.)
애초에 그런 교육을 받고 자라온 사람들에게 그 '뻔뻔함'은 정말 힘든 일이다. (세상엔 뻔뻔한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런 가정 분위기 속에서 자라온 부모님 아래서 교육받은 나 또한 엄청난 영향을 받았었다. 어렸을 땐 장난도 많고 사고도 많이 쳤지만 성인이 된 이후로는 책임과 예의, 매너에 관해서는 나만의 철학(어떻게 보면 우리 가정 전체로부터 받은 것들)이 있었다. 사회 사람들과 대학에서 만큼 혹은 성인이 된 이후로 맞닥뜨리기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흔한 대한민국 학생이었다. 하지만 어렸을 때 조부모님,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교육 덕분(?)인지 성인이 되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불만이 많이 생겼다.
그 이유를 지금 명확하게 말해보겠다. 나는 내가 받아온 예의나 매너, 타인 피해에 대한 교육이 온 국민이 똑같이 받았다고 생각해 왔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정말 크나큰 착각이었다. 나도 나의 세계밖에 몰랐어서 나는 내가 받은 교육이 온 국민 전체가 동일하게 받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아니어도 한참 아니었다. 우리 조부모님과 부모님이 그런 교육을 정말 감사하게도 시켜줬기 때문에 내가 우리나라 사회에 불만이 있었던 것이었다.
예를 들어 예의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식당, 카페, 백화점, 마트 등등 수많은 공간에선 엄마 아빠 세대 혹은 그 이상 사람들의 예의 없음을 목격할 수 있다. 말을 툭툭 내뱉는다거나, 반말을 한다거나, 본인 기분대로 행동하다던가, 쉽게 짜증을 낸다거나 등등. 예의를 어렸을 때부터 배워온 사람이라면 절대절대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을 정말 많이도 한다. 담배 피울 때도 마찬가지다. 담뱃재를 아무 생각 없이 땅에 털거나 심지어 담배꽁초까지 땅바닥에 버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예의를 배운 사람들이라면 절대절대절대 그런 행동을 할 수 없다. 무단횡단도 마찬가지다. 타인과의 룰, 매너를 생각하면 절대절대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지만 수많은 종각 혹은 여의도 직장인들은 아무 생각 없이 그 행위를 한다. 젊은 20대들의 핫플을 다닐 때도 욕설 혹은 자기들끼리 시끄럽게 떠드는 행위 등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모습을 볼 때 더 어지럽다. 이는 결국 교육의 문제며 내가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이유기도하다.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남을 이용해 사기를 치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속마음을 숨긴 채 상대를 속여(본인은 속이지 않았다고 해도 그와 비슷한 행위) 경제적인 이득 사회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이 정말 많다. 이는 회사 생활 혹은 경제생활에서 뿐 아니라 학업 생활 더 나아가 대학원 생활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이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면 안 된다는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해서는 안될 행동을 수도 없이 한다. 대학원비 연구비 사적 사용, 전세사기, 지인 밀어주기, 학연, 혈연 등 사기가 아니어도 피해를 줄만한 행동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그것이 잘못된 일인지도 모르고 있다. 왜냐하면 그런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국어 수학 영어만 잘하면 장땡이지 않는가?
그 결과 나는 우리나라에 대한 불만이 내 잘못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내가 받은 교육아 '당연한' 것들이 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냥 자신이 편한 대로 사는 사람들, 나하 나면 괜찮겠지 라는 마인드로 사는 사람들, 남한테 살짝 피해를 줘도 내가 좋으면 그것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들 등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 것이었다. 최근엔 운전을 조금 해보면서도 느꼈다. 지방엔 그래도 온순한 운전자가 많았는데 서울엔 말도 안 되게 인성질 하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1초 안 간다고 빵빵거리고 자신이 먼저 끼어들려 하는 사람, 꼬리물기하는 사람, 과속하는 사람, 칼치기하는 사람 등 하루 동안 서울을 다니면서 수많은 성격 급한 운전자들을 봤다. 예의나 남에 대한 피해에 관련하여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짓들일까?
이를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내가 한국에 대한 스트레스를 이 정도까지 받지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생각한 한국은 내가 교육받은 한국이었는데 한국의 현실을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이토록 한국에 대한 실망과 싫증을 느끼게 된 것이다.
점점 우리나라나 사람에 대한 기대가 식어가고 있는 가운데 내가 잘못인지 아니면 원래 인생이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개인주의를 존중하는 사회가 아닌 어떤 정답과 어떤 시기에서의 목적을 이루어야만 잘 살고 있다고 판단하는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은 식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우리나라 집단주의를 벗어던질 정도의 이슈 예를 들어, 이민자를 받아주거나 통일이 됐을 때 그나마 나라에 희망이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엔 세상에 그렇게 떠벌리며 자랑하던 한국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 미래엔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판국에 계속해서 의료 시스템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일까? 아니면 과거의 영광을 놓지 못해 끝까지 이 악물고 무시하는 나라로 전락할까? 의료 시스템 부문에서는 선진국이었지만 한순간에 후진국이 된 한국의 모습. 과연 이곳이 '한국만큼 좋은 곳은 없어!'라고 말할 정도의 나라인가? 아니면 이 나라에서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대를 하지 않고 사는 것'일까? 나는 그럼 이리 말하고 싶다. 비전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