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최고의 여행 "20박 22일 유럽 여행" 일대기 (7) 런던
런던
27일 저녁, 파리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런던에 도착했다. 저녁을 먹었긴 했지만 부모님께서 배가 고프다고 하셨다. 일단 지하철을 타고 런던 숙소로 향했다. 런던 지하철을 타자마자 위에 옷을 입지도 않은 영국 청년이 탑승해 우리 가족을 놀라게 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우리 가족은 런던에서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하였다. 숙소 주변에 구글맵 평점이 좋은 치킨집이 있어 take-out을 해온 뒤 나눠먹었는데 치킨이 꽤 맛있다고들 했다.
다음 날, 아빠와 나는 '버킹엄 궁전'에서 하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 갔었다. 영국에 와서 좋은 점은 모든 글자들이 영어로 쓰여있다는 것이었다. 밀라노, 인터라켄, 파리에선 읽을 수 없었던 글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아빠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크로아상을 하나씩 먹었는데 여기서 재밌는 상황이 발생했다.
여행 내내 엄마와 동생은 석회수에 대해 엄청난 거부감을 보였었는데 알고 보니 아메리카노를 만들 때 넣는 물이 석회수였다. 물론 다른 지점에서는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많은 물이나 음료들이 알고 보니 석회수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부모님과 동생께 알려주자 표정이 별로 좋아 보이진 않았다 ㅋㅋ 다 먹고 마시는 물인데 뭐! 또 하나의 웃긴 상황은 나는 카페에서 주문하고 있었고 아빠는 야외 테이블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떤 한국인 투어 관광객 가이드가 와서 "혹시 오늘 투어 참석하시는 분인가요?"하고 대뜸 물어봤다고 하셨다. ㅋㅋㅋㅋㅋ. 버킹엄 궁전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유럽여행을 하면서 본 공간들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 같았다.
엄마와 동생은 오전에 휴식을 취한 뒤 우리와 점심을 먹으러 다시 만났다. 브런치를 먹고 공원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산책을 했다.
이후 '웨스터 민스터 사원'과 '빅벤'을 구경한 뒤 '런던아이'를 보러 갔다. (웨스터 민스터 사원이 일요일엔 관람을 예배시간 말고는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내일 다시 오기로 했다.) 주말이라 그랬는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우리는 한국에서 예약한 런던 패스를 활용하여 우버 수상 택시를 이용해 '타워브릿지'로 향했다. 미리 예약해 둔 타워브리지 전망대에 올라갔다 내려온 뒤 카페에 들러 휴식을 취했다.
아마 저녁은 마트에서 장을 보고 난 뒤 집에서 먹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음 날 우리는 전 날 가지 못했었던 웨스터 민스터 사원 투어를 하였다.
빅벤 근처 피시 앤 칩스집에 들러 점심을 먹은 뒤 '세인트폴 대성당'으로 향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또 문제가 발생했다. 입장시간 마감이 공지보다 한 시간 앞당겨져 우리는 구경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괜찮았다.
우리 가족은 (물가 대비) 한국보다 싼 파이브가이즈 쉐이크를 2인 1개씩 먹었다.
파이브 가이즈에서 일정을 정비한 뒤 '런던 빅버스'를 타고 '더 샤드 전망대'로 가기 시작했다. 빅버스는 2층으로 되어있었는데 햇빛은 꽤 비췄지만 달릴 땐 너무나도 시원했다. 타워 브릿지를 지나는 빅버스였어서 더 볼거리가 많았었다.
더 샤드를 구경하고 우리는 영국 유명한 '하이드 파크'에 들렸다.
마트에서 음료를 하나씩 구입한 뒤 하이드 파크를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가 산책한 곳엔 벤치가 거의 없어 앉아있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네 명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벤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귀여운 청설모도 보았다. (엄마 아빠가 청설모를 청솔모로 알고 있었던 게 너무 웃겼다.) 런던에서도 한식을 한 번 먹어줘야 해서 숙소 근처에 있는 한식집에 들러 김치찌개, 해물순두부, 떡볶이를 시켜 먹었다.
또 오는 길엔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집에 가서 후식을 먹었다. 우리는 다음 날 체크아웃을 한 뒤 짐을 맡기기 위해 짐 보관 서비스 어플을 사용하였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고흐의 그림을 보고 '트라팔가 광장'까지 싹 훑어보았다.
이때 탔던 빅버스에서 처음으로 런던 교통 체증을 경험하였다. 100M 되는 거리를 약 30분 동안 움직였다... 우린 중간에 내리는 여행객들을 따라 같이 내렸다. 이후 '버로우 마켓'에 가서 엄마는 빠에야를 동생은 베이글을 아빠와 나는 과일 주스를 골랐는데 빠에야만 실패하였다.
호텔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뒤 런던에 있는 유명한 '리버티 백화점'을 구경하였다. 백화점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은 외관과 실내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이쁜 건물에 실내는 마치 100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신기했다. 많은 비싼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었으며 옷들의 가격이 장난 없었다.
우리 가족은 다시 캐리어를 찾아 런던 히드로 공항 내에 있는 숙소를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기로 했었다. 그러나 이때도 문제가 발생했다. 몇 파운드 아껴본다고 오이스터카드(교통카드)에 있는 돈을 다 빼냈는데 알고 보니 이게 돈을 전부 빼면 카드가 정지되는 것이었다... 또르르 여기서 동생은 어떻게든 싸게 갈 방법을 찾기 위해 지하철 도우미 분과 대화를 나눈 뒤 방법을 찾았다. 각자 신용카드로 그냥 찍고 들어가는 게 가장 싼 방법이라고 알려주셔서 우리는 위기를 잘 모면할 수 있었다.
영국 히드로 공항 안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다음 날 바르셀로나로 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날 밤 숙소가 너무 추웠어서 그랬는지 컨디션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목도 칼칼했고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동생과 내가 동시에 컨디션이 축 처지기 시작했다. 비행기 입국 수속을 눈치를 활용하여 재빨리 한 뒤 면세점을 쓱 돌아봤다. 간단하게 치킨과 토스를 먹은 후 비행기에 탑승하였다.
런던은 정말 무난한 나라였다. 크게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영국인들의 영어는 들을 때마다 쾌감이 있었다. 나는 미국 발음보단 영국발음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근본 영어를 쓰는 영국에 와서야 영어를 잘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의 추적추적 비 내리는 경험을 하지 못해 약간은 아쉬웠지만(날씨가 너무 좋았다). 불편함 없이 잘 지낼 수 있었던 곳이었다. 템즈 강에 물 색깔은 정말 최악이다. 센 강도 이전에는 그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