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PetitPrinceHong 2024. 6. 9. 10:50

 오늘 쓰는 글이 티스토리에 남길 100번째 글이다. 100이라는 숫자에 유난을 떨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100일 잔치 기념 느낌을 내고 싶어 의미를 부여해 글을 쓰고자 한다. 200번째 300번째, 더 나아가 1000번째 글을 쓰는 날이 오길 바라는데 1000번째면 1주일에 1개의 글을 쓴다고 해도 약 20년이다. 너무 까마득하다.

 티스토리에 글을 쓰면서 내가 얻은 점은 많았지만 그중 가장 좋다고 생각한 점은 나 혼자, 스스로 생각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현대인들은 외부의 자극이 일상의 90%는 차지할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인한 SNS, 유튜브, 인터넷, 넷플릭스, 스포츠, 뉴스 등 과거엔 TV나 컴퓨터를 통해 집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외부의 자극들이 지금은 우리에게 단 1분의 쉬는 시간도 주지 않고 급습한다. 핸드폰엔 재미있는 게 차고 넘치고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뿐이다. 그것들을 보며 생각은 하겠지만 우린 계속해서 다른 자극을 보려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전의 자극들에 대한 생각은 휘발성이 강해 금세 까먹게 된다. 외적 세계로부터의 자극을 계속해서 흡수할 뿐 우리 내적 세계에 있는 감정 혹은 생각들을 바깥으로 표출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는 사람들을 만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집단주의 혹은 위계질서가 가득한 문화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것이 혐오 표현이라면 어느 정도 문제가 있지 않냐고 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표현마저도 받아들이는 것이 성숙한 인간이 아닐까 싶다. 여하튼 우리는 진짜 친한 친구를 만나도 그들에게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다. 내가 부끄러워져서, 자랑하는 것 같아서, 상대가 상처받을까 봐 등등의 이유로 말이다. 

 이처럼 우리는 우리의 속마음 혹은 생각들을 마음 편히 써 내려갈 상황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법. 잊은 지 오래고 사회는 이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지식인일수록 불만이 많은 법'이라는 소설 광장의 한 구절처럼 사회는 인간의 사유행위와 지식 습득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는 무엇일까? 사회는 결국 인간이 만들어가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 사회는 우리 사회, 우리나라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과거 우리 조상 지도자들도 우리나라의 문화 분위기가 지금과 같을 줄을 상상도 못 했겠지만 무언가 꺼림칙함을 느꼈더라면 바꾸려는 행동을 보였어야 했다. 하지만 일말의 노력조차 하지 않았고 잘 사는 사람들은 본인과 관련된 사람들만 잘 살면 그만이었고 지도자나 정치인 통치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더 웃긴 것은 위 현상은 비단 위에서 말한 특정 사람들 때문에만 발생한 문제는 아니다. 그들의 통제와 관리를 받고 그것을 또 맞다고 순응한 사람들이 그러한 똑같은 모습을 자녀들에게 강요했고 또 그 자녀들이 결국 자라 지금의 어른들이 되어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멍청한 건지 순진한 건지 모르겠다. 오히려 후자였다면 약간의 공감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외적 자극이 아닌 내적 자극을 통해 스스로의 생각을 발전시키고 사유 능력을 키워나가는 행위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이번 학기엔 안타깝게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이전까지 책을 꽤 읽어왔던 내가 느낀 것은 스스로가 피폐해지고 있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를 잃어버리고 있는 느낌이었고 의욕이 나질 않았다. 그러다 보니 단 음식, 넷플릭스와 같은 자극, 게임, SNS 등 지금의 불안정함을 회피하고자 외부 자극들을 찾았던 것 같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고는 있듯이'(행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악순환의 시작이다. 

 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내가 그러고 있다는 것을 그리 늦게 깨닫지 않아 현재는 다시 바로 잡으려고 노력 중이다. 이전에 했었는데 지금 안될 이유가 있는가. 만약, 내가 1주일에 한 번씩 쓰는 티스토리를 쓰지 않았다면 나의 문제가 더 커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SNS나 인터넷, 유튜브, 넷플릭스 등이 문제라고 하기엔 누군가한텐 애매할 수도 있지만 기존의 나에겐 큰 변화였다. 1주일에 한 번, 내 생각들을 티스토리에 작성하는 약 2시간이 그나마 나에게 주어진 내면세계 탐구의 시간이었다 말할 수 있다. 가끔은 쓰기가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써 내려간 동기도 나의 내면이 나 스스로를 구하려 한 것 아닌가 하는 상상...

 나의 티스토리 글 내용들은 그다지 유용한 글도 아니면 잘 쓴 글도 아니다. 처음에는 잘 쓰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을 해봤지만 그럴 능력도 없었고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여갔다. '나의 글을 쓴다'는 행위의 본질을 잃어갔다. 맞춤법 오류는 티스토리의 맞춤법 교정 기능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겠지만 국어나 글쓰기 관련 사람들이 읽었을 땐 '비문'과 어색한 표현이 많을 것이다. 자기 위안이겠지만 내가 글쓰기 작가가 아닌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요즘은 기말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복수전공을 시작한 뒤로 학교 성적에 그리 큰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재밌어서 공부하는 중이다. 수업이라도 재밌게 듣고 있는데 그전 내용을 어느 정도 잘 알아두지 않으면 뒤에 내용은 거의 다 알아듣지 못하는 기이한 '물리'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학교에 다닐 이유도 없기 때문에 시험공부를 하면서 기존 공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나가고 있다. 

 1학기가 종강한 뒤로부턴 본격적으로 창업에 대한 도전을 진지하게 해 볼 예정이다. 이젠 생각이 아닌 실행이다. 죽이되든 밥이 되든 일단 찔러본 다음에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그때 생각하고 싶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에게서 괜찮은 생각들과 통찰력을 얻었는데 일단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부터 해 볼 예정이다. 쉽지 않을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쉬운 길이었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험이 끝난 다음 날 학교에서 진행하는 창업 프로그램이 있는데 다짜고짜 신청을 해보았다. 될지 안 될지는 잘 모르겠다.

 또 최근엔 닌텐도 스위치를 하나 구입했는데 시간이 나질 않아 거의 못하고 있다. ㅋㅋㅋㅋㅋ (나중에 관련 글을 써보겠다... 정말 나중에... )영화도 보고 싶고 책도 읽고 싶은데 문제가 뭘까... 양자컴퓨터의 미래라는 책도 읽고 있는데 아직 20프로 밖에 읽지 못했다. 나의 시간들이 다 어디로 사라진 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다

 2주 뒤면 종강이다. 이번 학기는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해서 그런가... 하지만 또 느낀 것이 있다. 단순히 열심히 혹은 바쁘게 산다고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결국 모든 일들이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인지 혹은 본인이 목표한 일인지를 생각하며 나아가야 한다. 주변 사람들 의견이 아닌 본인 스스로부터 나온 동기여야 한다. 매번 말하는 말이지만, 요리사들이 컴퓨터 정비 능력을 기르는 일은 단연 좋은 일일 것이다. 이것저것 능력을 기르는 것은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 일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과연 필요할 것인지 또 그들이 목표한 일인 것인지는 의문이다.

 결국 '본질'이 무엇인지 잃어버리면 끝이다. 단순히 열심히 또는 바쁘게 사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 학기에 깨달았다. 이 말은 'CHAT GPT'를 만든 OPEN AI CEO 샘 올트먼이 어렸을 때 한 말이기도 하다. 여기서 말하는 건 '단순히' 열심히 사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열심히 사는 것은 좋다. 하지만 '단순히'가 아닌 본인에게 맞고 하고자 했고 또 목표한 방향으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것이 100억 배는 중요하다.

 오늘 글은 뒤죽박죽 나의 생각들을 적어보았다. 외부 자극을 너무 많이 받아서 그런지 뇌가 굳은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더 철저히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여름은 또 엄청 더울 것 같은데 이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고자 한다.